[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지난달 일본 동부지역 대지진을 비롯해 최근 2, 3년간 전 세계 각지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는 방편으로 지상파DMB가 부각되고 있다. 기존 방송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방법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지상파DMB 재난방송 구축을 위해 예산지원안도 내놨다.
현재 국내는 천재지변, 전쟁 같은 재난상황에서 지상파, 라디오 등의 방송과 소방방재청의 민방위 경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리고 재해발생 예상 지역에 있는 휴대전화 이용자들에게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정보를 알리고 있다. 그러나 1900만명 정도의 2G(세대) 이용자들만 이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어 3000만 명이 넘는 3G(세대) 이용자들은 전달받지 못해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3000만대 이상 보급된 지상파 DMB 휴대폰이 미래형 재난방송을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DMB는 전파를 전달하기 때문에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인터넷 망이 파괴된 상태는 물론 재난으로 인한 정전 등 수신이 어려울 때에도 방송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중이나 야외, 해상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재난 사각지대에서도 유용해 재난방송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KBS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지상파 DMB를 통해 모바일 재난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재난경보 데이터방송은 재난발령 지역과 위험도, 재난코드 등의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면 수신기가 적절하게 재난정보를 표출하는 방식이며, 자막, 음석, 알람, 진동과 같은 여러 형태로 재난을 알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DMB방송 기능의 휴대전화가 재난방송 신호를 자동으로 인지해 영상이나 음성 또는 메시지형태로 위급상황을 알리는 DMB 재난방송 서비스를 오는 201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국내 지상파 DMB칩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아이앤씨테크놀로지측은 "국제전기통신연맹(ITU)은 모바일 방송을 재난 발생시에 활용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며 "현재 자동으로 인지할 수 있는 재난방송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지상파DMB는 그간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각종 규제로 인해 서비스제공기반이 약하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향후 재난방송에서 상당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관련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오는 2020년 국내 DMB재난방송 시장규모가 2284억원, 해외는 2조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 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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