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보지 두 곳 모두 '부적합'(종합)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밀양과 가덕도 모두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밀양은 39.9점, 가덕도는 38.3점으로 평가 합격점인 50점에는 모두 미달했다. 하지만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수요가 아직 존재하기에 이를 흡수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 두 입지 모두 '부적합'= 박창호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서울대 교수) 위원장은 "1단계 절대평가 결과 3개 평가 분야별 총점을 합산한 점수가 두 입지 모두 미달됐다"며 "공항 입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평가위원회는 입지 평가 방법으로 우선 신공항 입지 여건으로서의 적합성에 대한 절대평가를 실시했다. 이어 어느 후보지가 나은지에 대한 상대 비교하는 2단계 평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평가방식을 정했다.
절대평가에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쓰이는 계층 분석법을 준용해 객관성을 확보했다. 이어 19개 세부평가항목별로 현 시점에서의 사업 추진 여건에 양호할수록 100점에 가깝게 미흡할수록 0점에 가깝게 평가토록 했다. 양호와 미흡 정도가 같은 경우 50점으로 평가해 50점을 넘을 경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평가단은 1단계 절대평가에서 결론에 도달했다. 3개 분야 합산한 점수는 39.9점, 가덕도 38.3점으로 나타나 두 후보지 모두 입지 여건이 미달된 것으로 평가됐다.
◇후보지 왜 안되나= 박 위원장은 이번 절대평가에 대해 "기획재정부, KDI에서 공신하는 평가 기법을 도입했다"며 "운영, 경제, 환경 등 3개 대부문 중 특정 항목에 가중치를 두고 평가해 객관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평가단은 운영, 경제, 환경 등 총 3개 대부문으로 나뉜 평가서를 통해 평가했다. 평가는 가중치 항목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됐다. 이에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박 위원장은 "인천공항 후보지 선정시 운영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 '운영'에 가중치를 두고 평가했다"며 "이번 평가에서는 경제성에 가중치를 두고 평가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서울 상공 비행금지구역 등 운영상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 높은 가중치를 두고 평가가 이뤄졌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의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는 실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으로 운영될 수 있는가(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 평가단은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려 두 후보지의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됐다.
◇영남권 공항 수요는 어떻게?= 이처럼 두 후보지가 신공항 입지로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함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열리는 총리실의 발표 내용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장성호 국토해양부 공항항행정책관은 "두 후보지의 부적합 결론에 따른 영남권 공항 관련 종합대책은 이날 오후 5시 총리실에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박위원장은 "영남권에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수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보지 주변 환경이 제공하는 입지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해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는 두 차례의 용역을 통해 김해공항의 확장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평가단은 밀양과 가덕도가 신공항 건설에 대한 경제성은 없어도 영남권의 공항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발표에서 새로운 공항 후보지가 나타나지 않는 한 김해공항 확장 카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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