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일본 지진, 중동·북아프리카 정정불안,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증시를 움직이는 헤지펀드 ‘큰손’들의 움직임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내로라 하는 헤지펀드들은 금과 금융, 유통 관련주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부 헤지펀드 거물들은 현금 보유량을 늘리며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
29일 미국 경제전문 사이트 마켓워치에 따르면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자금이 약 2조달러(약 2230조원)에 이르며, 헤지펀드의 포트폴리오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수 있다.
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이 이끄는 폴슨앤코(Paulson&Co.)는 약 350억달러를 운용하는 미국 3위 헤지펀드다. 폴슨앤코는 지난 2009년부터 인플레이션과 달러 가치 하락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금 관련 주식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폴스앤코가 지난해 말까지 세계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골드트러스트와 아프리카 최대 금 생산기업인 앵글로골드 아샨티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스앤코의 SPDR골드트러스 지분은 시가로 약 43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또한 폴슨앤코는 금융위기 후 은행들이 자본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 금융관련주에도 많은 자금을 몰아 넣었다. 폴슨앤코는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데, 2009년 중순 씨티그룹에 투자한 이후 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투자의 귀재 조지 소로스 역시 금 관련 투자를 늘렸다. 미국 4위 헤지펀드로 약 28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까지 SPDR 골드 트러스트의 보유 주식을 469만7008주까지 늘렸는데, 이는 시가로 6억5500만달러에 해당한다.
데이비드 테퍼의 애펄루사 매니지먼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식을 2500만주 보유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애펄루사 매니지먼트가 씨티은행과 의약업체 화이자에도 다량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90억달러를 운용하는 빌 애크먼 회장의 퍼싱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는 유통주에 관심을 보였다. 퍼싱 스퀘어는 하이야트 호텔, 랜드리스 레스토랑의 지분을 늘리고 백화점 체인 J.C. 페니 컴퍼니의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장기적 가치 투자로 유명한 바우포스트 그룹의 세스 클래먼 회장은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자금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계획을 세우기도 했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주식 투자 대신 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조2000억달러의 자금을 운영하는 700개의 헤지펀드들의 포트폴리오를 조사해 헤지펀드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톱10을 선정했다. 애플이 1위를 차지했으며 씨티그룹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 3위에 이름을 올렸다. JP모건체이스, 구글, 화이자, 제너럴모터스, 라이온델바젤, 알콘, CIT그룹이 뒤를 이었다.
조해수 기자 chs9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