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CJ제일제당이 우리쌀 쌀가공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CJ제일제당은 쌀제분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의 전문 제분기업과 기술 제휴를 통해 면, 제과, 제빵용 쌀가루를 오는 9월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CJ제일제당과 일본 군마제분은 이날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빌딩에서 이재호 CJ제일제당 소재사업부문장, 야마구치 케이이치 군마제분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쌀가루 가공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조인식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의 쌀가루 공장은 경상남도 양산시에 총 면적 2만3600㎡(약 7100평), 연간 1만3000톤의 쌀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오는 9월 완공돼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쌀가루 생산으로 인해 2013년에는 300억원, 2018년에는 2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일본의 군마제분은 지난 1947년 설립돼 60년 이상 밀가루 및 쌀가루 제분을 연구해 온 전문 제분기업이다. 특히 쌀가루 관련 전문기술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일본 내에서 품질 높은 면용, 빵용 쌀가루를 생산해 쌀 가공식품 시장을 활성화시킨 주인공이다. CJ제일제당은 군마제분의 쌀가루 제조 특허 및 노하우를 활용해 제면, 제과, 제빵 분야에 적용성이 우수한 용도별 쌀가루를 생산할 계획이다.
쌀가루를 활용한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만2000톤(약 550억원), 떡과 막걸리 등 쌀 자체를 활용한 식품까지 포함한 전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연간 22만 톤 규모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쌀가루를 활용한 국수, 과자, 빵 시장규모가 작은 편이다. 쌀은 국수로 만들면 잘 끊기고 빵, 과자로 만들면 잘 부풀지 않고 부슬거리는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쌀 가공식품 시장이 커지려면 면, 빵, 과자로 만들어도 맛과 식감이 좋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53년의 밀 제분 역사를 가진 CJ제일제당이 일본 제분사와 기술협약을 맺은 이유다.
설탕과 밀가루 등 소재식품 분야의 최대기업인 CJ제일제당의 쌀가루 생산으로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각 식품업체의 쌀 가공식품은 최근 2년 사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나 곡물 원료가 많이 들어가는 국수와 빵 과자 제품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 우리쌀 원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에 맛과 제품력만 받쳐 준다면 더욱 많은 쌀 가공식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도 자사 생산 쌀가루를 이용한 B2C용 가공식품을 대폭 확대한다. 쌀가루를 원료로 한 프리믹스 제품과 쌀국수 신제품 등을 올해안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의 쌀 가공식품인 즉석밥 햇반, 해찬들 고추장, 쌀 국수(쌀 스파게티, 쌀 자장면 등) 등 외에도 쌀 관련 제품 라인업이 대폭 확장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의 쌀가공 산업 진출은 쌀 소비가 갈수록 줄고 쌀 재고량이 증가하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전국 쌀 재고량은 150만9000톤. 2005년 재고량(83만여톤)보다 80% 이상 많다. 반면 1인당 쌀 소비는 연간 72.8kg에 그쳐 2005년(80.7kg)보다 10% 정도 줄었다.
정부는 쌀 소비를 촉진해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밀가루 소비를 줄여 곡물 자급률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밀가루 수입량의 10%를 쌀로 대체하자'는 'R10'운동을 벌이고 있다. CJ제일제당 쌀가공 시장 진출은 정부의 R10운동과도 시너지를 발휘해 식량자급율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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