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안정 압박에 손해 감수…압수수색·세균논쟁 등 잇단 악재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식음료 업계가 안팎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가, 곡물가 등 국제발(發)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원가상승 요인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압박에 밀려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검찰 압수수색, 경영권 분쟁, 세균 논쟁 등으로 매출 감소 등 사업위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22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오리온 본사와 계열사 8~9곳을 압수수색 당했다.
검찰은 지난해 8월 국세청으로부터 담 회장이 수십억원을 탈루했다는 고발을 받고 계열사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이용한 차익 및 부동산 관련 의혹을 중점적으로 파헤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BW 관련 의혹은 적법한 과정에 의해서 이뤄졌고 이에 대해서도 신고를 마쳐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자세한 것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과기업'을 꿈꾸고 있는 오리온은 중국시장에서 선전에 힘입어 지난 2009년 국내 식품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 매출(6400억원)이 국내 매출(5600억원)을 앞지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오너인 담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따라 그동안 지속되던 고성장세가 주춤거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샘표식품은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치렀다.
2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2대 주주인 우리투자증권의 사모투자전문회사(PEF) 마르스1호와 표 대결에서 이겼지만 남은 것은 경영 위축과 회사 이미지 손상뿐이었다. 마르스는 2006년 샘표식품 지분 24.12%를 확보한 이래 2대 주주로서 경영진과 주총에서 줄곧 표 대결을 벌여왔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이날 주총장에서는 마르스가 들어와서 해준 것이 뭐가 있냐는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면서 "최근 주력하고 있는 소재산업과 해외시장 진출 등 다각적인 사업 확장을 모색하려고 해도 문제 제기만 하니 그동안 사업에 전념을 못하는 등 심리적인 위축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식중독균 분유' 논란으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진실 공방을 벌였다.
지난 4일 검역원이 매일유업에서 생산한 분유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발표하자 이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16일에는 한국식품연구소 등 11개 외부기관에서 불검출로 나타났다는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논란은 큰 파문을 일으키며 매일유업의 매출은 물론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번 사건 초기에는 분유 매출의 약 80%까지 빠지는 큰 손실을 입었다"면서 "공장 견학, 온라인 홍보 활성화 등 자사 제품의 안전성을 알리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분유 제품의 특성상 한번 이탈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고객이 많아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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