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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病 고치자]주택시장 완충지대 이룬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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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2008년 잠실 등 강남에서 재건축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이 폭락했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요즘을 돌이켜보면 행복했던(?) 시절같지만 당시 '역전세난'은 다른 차원의 사회적 문제였다.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은행 빚을 얻어 살고 있던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 일부를 도로 내주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역전세난이 겹치면서 강남에서도 블루칩 아파트로 통하는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나 반포자이 아파트에도 미분양이 생길 정도였다.


그 와중에서 당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것이 시프트(장기전세주택)다. 2007년부터 서울시 SH공사가 공급한 시프트는 주변 전세값의 70% 안팎에 공급되면서 조금씩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역전세난으로 주변 전셋값이 폭락하면서 시프트 공급가격은 상대적으로 주변 시세의 90% 안팎까지 치솟았다.


시프트가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장기전세 임대주택'이었던 탓에 주변시세 폭락으로 높아진 전셋값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서울시와 SH공사에는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시프트는 기존 임대주택의 보증부 월세와는 달리 주변전세값의 80%이하로 공급되고 완전 전세금으로 중형임대주택을 최장 20년까지 임대하는 주택이다. 보증금도 한해 최고 5%를 초과해 올릴 수 없다.


당시 시프트 공급가격을 낮췄다면 단기적으로 박수를 받았을 지 모른다. 하지만 재정 문제(시프트 공급에 드는 비용이나 전세보증금은 모두 부채로 잡힌다)나 몇 년 후 전셋값이 정상적인 시세를 찾았을 때 뒷감당을 생각하면 단기처방에만 급급할 수도 없었다.


불과 2년도 안돼 예상했던 문제가 생겼다. 2009년 2억2366만원에 공급됐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59㎡) 시프트는 이듬해 전셋값이 4억원대 중반을 넘어섰다. 시프트는 졸지에 반값 장기전세주택이 됐다.


이번엔 시민들의 세금을 들여 중산층에게 헐값에 주택을 공급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강서, 강동 등 시프트가 많이 공급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생겼다.


다른 차원의 문제도 있다. 선출직 공무원인 구청장들은 '구민들의 강도높은 민원'을 이유로 해당 지역구 내에 시프트 건설을 반대하기도 한다.


시프트는 좋지만 내 집 근처에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태도다. 이웃들은 집값 하락과 슬럼화를 이유로,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해 반대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성숙한 시민의식만을 운운하기에는 주거와 복지, 교육을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가 아쉽다.


2007년 태어난 시프트는 지난해까지 1만5240가구가 공급됐다. SH공사는 올해도 35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김민진 기자 asiakm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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