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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를 읽으면 오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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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를 읽으면 오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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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리비아에서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시위가 벌어져 중동은 물론 세계가 시끄럽다. 나날이 기름값은 오르고 이권이 얽힌 국가마다 리비아 사태를 관망할지 참견할지 속으로 셈을 거듭한다. 근대철학의 기초를 닦은 칸트는 '영구평화론'이라는 저서에서 부패한 권력에 반정부 세력이 들고 일어났을 때 다른 나라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다.

리비아 사태도 칸트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나라가 함부로 관여하지 않는 게 '옳다'. 리비아사태 외에도 현대사회에선 국가, 단체, 개인간에 매시간 복잡다단한 갈등이 일어난다. 그러나 무언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선택을 해야할 때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적다. 현상보다는 본질에 골몰하다보면 철학자처럼 세상과는 상관없이 자기 생각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을 듣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집요한 옳음(정의)에 대한 탐구는 결국 우리가 세상을 바르게 사는 목적이자 수단이 된다.


휴넷이 주최하고 아시아경제신문이 주관하는 휴넷 최고경영자 포럼에 연사로 참여한 백종현 서울대 교수는 '갈등'과 '선택'의 문제로 고민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칸트를 공부할 것을 제의한다. 그는 칸트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오늘날 세계가 직면한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석하는 보편적 가치를 찾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과학자와 철학자 중 왜 하필 칸트인가라는 의문이 생길 법 하다. 간략히 말하면 '근대의 시작에 칸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칸트는 존재하는 모든 세계는 수학으로 다 분해가 된다고 믿기 시작한 근대 서양문화 태동기에 태어났다. 이때부터 발달한 서양문화는 현재의 문화와 제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우리 나라만 보더라도 경국대전이나 동의보감보다는 근세 유럽의 법학과 의학에 의지하고 있다.


칸트는 그러한 서양근대문화를 관통하는 의식의 흐름을 철학적인 언사로 압축적으로 풀어내서 일반인들이 쓰기좋게 만들어주었다.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내 자기표현으로 바꾼다음 일반인들이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준 것이다. 백종현 교수는 "칸트는 당시 자신이 살았던 지역에서 제기됐던 문제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했겠지만, 그 생각이 시대를 넘고 지역을 넘어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한 예로 칸트는 영구평화론이라는 저서에서 당시의 국가간 갈등을 보며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국제연맹을 구상했고, 결국 그가 생각했던 것은 오늘날 국제연합이 창설되는 이론적 기반이 됐다.


칸트는 또 정의에 대한 탐구보다는 잇속 추구에만 찌들어있는 시대, 목적보다는 도구가 우선시 되는 오늘날의 풍조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한다. 요즘에는 이윤추구를 위한 꾀를 잘 내는 사람만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피고용인은 또 고용인에게 잘보이기 위해 자신을 스스로 도구화하길 서슴치 않는다. 때로는 그러한 인간도구를 가혹하게 다뤄 존엄성을 땅에 떨어뜨리는 때도 있다.


칸트는 그러나 인간은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스스로 목적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자가 되어야 하며 자기가 세운 법칙에 자기가 따라서 행동하길 바랐다. 이른바 '자율적 이성'인 것이다. 백교수는 "이 포럼에 참석한 경영인 중 95%는 욕구충족을 위해 인간을 도구화하는 공리주의자일 것"이라고 꼬집으며 "너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도구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는 칸트의 지상명령을 따를 것을 권유했다.


도구화된 직원보다는 자기를 위해 스스로 공부하거나 회사일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자율적 이성'을 갖춘 직원을 두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설명이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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