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교수가 바라본 우리시대의 르네상스
[아시아경제 박종서 기자] "르네상스는 창조를 꿈꾸는 사람을 위한 시작이자 '오래된 미래'입니다. 친숙한 것에서 벗어나 이질적인 것에 항상 희망을 둬야 합니다"
16세기 르네상스 예술로 표현된 유럽의 시대정신을 추적하고 신대륙의 발견, 르네상스 예술, 동서 문화 교류사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온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
그는 11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휴넷 주최, 아시아경제신문 후원의 명사 CEO(최고경영자) 조찬포럼에서 창조경영을 위한 답을 르네상스 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창조란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비틀어보는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낯설게 보기, 본질에 대한 의심, 몰입 등이 창조의 프로세스라는 것이다.
그는 이를 르네상스의 천재들인 단테, 페트라르카, 지오토, 마사초 등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중세의 암흑을 깨고 창조의 시대를 연 곳은 조그만 도시 피렌체, 김 교수는 이 도시를 르네상스의 고향이라고 정의한 뒤 르네상스 시대에 이곳에 집중된 천재들의 삶을 통해 창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단테를 기점으로 중세와 르네상스가 갈린다고 말했다. 단테는 9살때 만난 베아트리체로부터 평생 창조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글을 쓸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면서 기분좋고 감미롭고 부드러운 즉 '돌체'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페트라르카는 인간의 본질을 강조함으로써 르네상스를 전파시킨 인물. 인간 내면이 아닌 대상에 대해서만 천착하던 당시 지식인의 시선을 인간 내면의 본질적인 측면으로 이끈 인물이다. 페트라르카로 하여금 르네상스인들은 비로소 인간 내면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이 김교수의 설명이다.
이후 미켈란젤로는 사물의 본질을 규명한다는 것은 무작정 싸움걸기를 시도하는 것이며 다른사람이 규명해 놓은 기존의 본질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김 교수는 "르네상스 시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처음으로 만나게 되고 종교와 과학이 만났을때 창조가 일어나는 것처럼 이질적을 뒤섞었을 때 창조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모방이 중요한 창조의 모티브란 것도 언급했다. 다만 정신의 모방이 중요하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창조적 모방과 열정적인 모방을 하기 위해선 형식에 대한 모방보다는 정신에 대한 모방이 강조된다"며 "인습이나 관습이 아니라 창조적인 모방은 정신의 모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연세대를 거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종교학 석사)을 졸업했으며 16세기 이탈리아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테오 리치(Matteo Ricci)에 대한 연구로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 신과대학의 부교수로 재직중이며 저서로는 '르네상스 창조경영', '르네상스 명작 100선', '세계지도의 역사와 한반도의 지리적 발견', '동서 문화의 교류와 예수회 선교역사' 등이 있다.
박종서 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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