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동향 변화는 선진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 개선과 신흥시장 긴축에 대한 부담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외국인 매도의 강도는 한국 증시가 감내할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1일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2009년 4월 이후 줄곧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이 올 1월7일 이후 7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도했다"며 "이 기간 총 2조7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이를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단순히 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무자비한 순매도로 전환할 것이라 보는 것 역시 무리라는 의견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아직까지는 신흥 시장에 대한 선호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2년 정도에 걸쳐 신흥시장으로 급격히 쏠렸던 펀드자금의 정상화 움직임 정도로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며 "과거 한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가 북한과 관련된 일회성 이벤트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듯 최근 이집트 소요 사태에서 비롯된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의 불확실성 역시 더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를 '본격적 전환'으로 보지 않는 이유로는 신흥국의 미국 보다 높은 이익 모멘텀과 밸류에이션 등을 꼽았다.
그는 "현재 MSCI 코리아 기준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배율(PER)은 10배 수준을 소폭 상회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며 "추가 매수가 부담스럽다면 몰라도 굳이 매도로 전환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에서 매도로 방향을 바꿨던 지난 2007년 6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13배에 육박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외국인의 본격적 전환은 신흥국 증시 보다 더 많은 유동성이 들어간 시장, 즉 금과 채권 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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