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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축산硏'도 구제역 뚫렸다..방역망 큰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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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 토종 가축의 종자를 공급하고 보존하는 충남 천안의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에도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졌다.


이로 인해 축산자원개발부의 핵심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정상가동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우량가축 연구와 보급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구제역이 일반 축산농가가 아닌 중앙부처에서 관리하는 축산과학원에서 발생하면서 축산 관련 연구기관 내부의 방역 체계에도 커더란 허점이 있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6일 "전날 충남 천안의 축산자원개발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된 돼지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정밀검사 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어룡리에 자리잡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는 젖소 350여마리와 돼지 1650여마리, 닭 1만1800여마리, 오리 1630여마리, 말 5마리 등 다양한 종축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구제역이 발생한 아산시 음봉면 한우농장에서 약 6.7㎞ 떨어져 있다.


이런 가운데 5일 오후 2시께 사육 중인 어미돼지 13마리가 콧등에 물집이 생기고 먹이를 잘 먹지 않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자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정밀검사에 나섰고, 이날 양상으로 최종 확인됐다.


다행히 축산자원개발부는 지난달 4일 구제역 예방백신 1차 접종을, 같은 달 28일 2차 접종을 각각 마친 상태여서 이번에 구제역 양성판정이 내려진 돼지 13마리에 대해서만 살처분이 이뤄졌다.


그러나 축산자원개발부는 중앙부처에서 유일하게 관리하고 있는 축산 전문기관으로 우수 축산 품종을 개발, 보존하면서 국내 전역에 종자를 보급하는 곳이다. 이 곳에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짐에 따라 우량가축 연구와 보급 활동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에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진 돼지는 국내 우수돼지의 인공 수정용 정자 공급을 맡는 '듀록' 품종의 종축돼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우리나라 풍토에 맞게 개량돼 상표등록을 마친 품종이다.


새끼를 입식해 이런 우수 품종으로 키우는 데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연구개발을 재개하기 위해선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축산자원개발부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우수 품종 일부를 전북 남원으로 분산시켜 놨다"면서도 "그러나 완전 복원되기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일반 축산 농가에 비해 훨씬 엄격한 방역과 소독 조치가 이뤄져야 할 축산연구소에서마저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방역 체계에 큰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이 예방 차원의 살처분과 백신접종에 나서고 있지만 방역체계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 구제역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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