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도의 제헌절격인 '리퍼블릭 데이'(1월 26일) 전날 대통령궁은 민간인에게 부여하는 최고 훈장인 '파드마' 수상자들을 발표했다.
수상자 128명 가운데 기업인은 10여 명.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인물이 벵갈루루(옛 방갈로르) 소재 정보통신(IT) 서비스 업체인 위프로 테크놀로지스를 소유한 위프로 리미티드의 아짐 프렘지(66) 회장이었다.
그에게 부여된 것은 인도 제2의 민간 훈장인 '파드마 비부산'. 그는 최근 20억 달러 상당의 위프로 테크놀로지스 주식 2억1300만 주, 다시 말해 지분 8.7%를 '아짐프렘지재단'으로 넘겼다. 이로써 그의 위프로 테크놀로지스 지분은 79%에서 70%로 줄었다.
그가 파드마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5년 제3의 민간 훈장인 '파드마 부산'도 받은 바 있다.
프렘지 회장의 자선활동은 빈민층 교육에 집중돼 있다. 여러 오지에서 공립학교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당 주정부와 손잡고 투자한다.
아짐프렘지재단은 2001년 프렘지 회장이 출연한 1억2500만 달러로 출범했다. 지금까지 2만5000개가 넘는 학교의 학생 250만 명이 재단으로부터 수혜를 입었다.
프렘지 회장은 위프로 테크놀로지스 본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벵갈루루 외곽 부지 40만5000평방m에 아짐프렘지 대학도 건설 중이다. 캠퍼스는 내년 완공된다.
그렇다면 프렘지 회장은 왜 이토록 교육 부문에 집착하는 걸까. 그의 말마따나 "좋은 교육이 정의롭고 평등하며 인간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프렘지 회장은 1945년 현재 파키스탄 영토인 카라치의 부유한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그의 아버지 M.H. 프렘지는 위프로 리미티드의 전신인 웨스턴 인디아 프로덕츠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미얀마에서 '쌀의 왕'으로 불릴만큼 거상이었다.
아짐은 뭄바이에 있는 세인트 메리 고교 졸업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 진학해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1966년 21세에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중퇴하고 가업을 이어야 했다. 놀라운 것은 그로부터 33년이 지난 1999년 기어코 스탠퍼드 대학 졸업장을 따냈다는 점이다.
웨스턴 인디아 프로덕츠는 식물성 기름 및 화장비누 제조업체였다.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업으로 출범한 위프로 리미티드는 아짐의 지휘 아래 광속 성장을 거듭해 시장가치 250만 달러에서 14억 달러의 기업으로 우뚝 서기에 이르렀다.
아짐 프렘지 회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한 '인도 40대 부자' 리스트에서 순재산 176억 달러(약 19조7000억 원)로 3위에 올랐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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