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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문 앞 11미터에서 발목 잡힌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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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문 앞 11미터에서 발목 잡힌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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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조별리그 두 번의 페널티킥 허용, 한일전 애매한 페널티킥 판정, 그리고 연이은 승부차기 실축'…5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꿈은 그렇게 골문 앞 11미터 페널티 스팟에서 사라져갔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 25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맞아 극적인 2-2 무승부를 일궈냈지만 승부차기에서 0-3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8일 자정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호주에 패한 우즈베키스탄과 3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역대 최강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유럽파들은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간판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구자철(제주) 지동원(전남) 이용래(수원) 등 국내파가 급성장하면서 균형감있는 전력을 갖출 수 있었다.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패싱 게임을 통한 빠른 경기 운영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페널티킥과 승부차기가 끝내 한국의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바레인과 인도에 승리했고 강호 호주와는 무승부를 거뒀다. 호주와 2승 1무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이 모자라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골을 실점했는데 그 중 두 골이 곽태휘(전남)의 파울로 인한 페널티킥 실점이었다. 그는 바레인전에 이어 인도전에서도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헌납했다.


두 개의 페널티킥 중 하나만 덜 허용했다면 한국은 다득점에서 호주에 앞서 조 1위가 가능했다. 결승까지 우승 후보인 이란과 일본을 피할 수 있는 최상의 대진운을 놓친 셈이다.


다행히 오랜 악연이던 이란과의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지만, 후유증은 컸다. 카타르와의 8강전을 90분 만에 끝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연장 120분 혈투를 치렀다. 일본보다 하루를 덜 쉬는 대회 일정도 불리했다. 선수들의 피로도는 경기에 악영향을 줬고 앞선 4경기보다 확실히 경기력이 떨어졌다. 결국 한국은 일본을 넘지 못하고 또 다시 결승 직전에 좌절을 맛봤다.


곽태휘가 내준 두 차례 페널티킥이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였다. 결승 진출이 좌절된 뒤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 호주가 우즈베키스탄을 6-0으로 대파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함은 더욱 진해졌다.


한일전에서도 페널티킥이 문제가 됐다. 연장 전반 7분 황재원(수원)의 파울은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벌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어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의 페널티킥을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막아냈지만 골문 앞으로 달려든 호소가이 하지메(아우크스부르크)가 재차 차 넣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혼다가 볼을 차기 전에 이미 3-4명의 일본 선수가 페널티지역 안에 위치해 있었던 것. 규칙대로라면 페널티킥을 다시 차야 했다. 그러나 주심은 경기를 득점을 인정했다.


골문 앞 11미터의 악연은 승부차기에서도 이어졌다. 1~3번 키커로 나선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제주)가 모두 실축을 저질렀다. 일본과의 준결승전 승부차기란 중요한 순간에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 두고두고 미련이 남았다.


51년 만의 아시아 정상이 눈앞에 있었지만, 페널티킥이란 의외의 복병을 만나 한국은 또 다시 4년 뒤를 기약해야 하는 아쉬움을 안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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