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연구진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병원균을 퇴치할 수 있는 신약발굴 방법론을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카이스트 이상엽 교수팀이 시스템생물학을 기반으로 내성 병원균 가상세포를 만든 뒤 해당 세포의 특성을 분석, 성장을 제어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스템 생물학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전산학, 수학, 물리학, 화학등을 동원해 생명 현상을 분석하거나 모사 발명하는 분야다. 가상세포는 한 생명체의 유전체에 있는 모든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여기서 발생하는 단백질과 생화학 반응식의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 실제 생명체의 행동을 모사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가리킨다. 가상세포를 이용하면 다양한 조건에서 특정 생명체의 반응을 빠르게 관찰할 수 있다.
시스템 생물학으로 신약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병원균의 가상세포를 통해 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꼭 필요한 화학물질인 '약물 표적'을 예측한다. 이후 약물 표적을 실제 실험으로 검증하고 마지막으로는 해당 약물 표적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하게 된다.
이 교수팀은 오염된 어패류에 의해 감염되는 패혈증 원인균인 비브리오 불피니쿠스(비브리오균)중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내성균 2개의 유전체 정보와 생물정보를 토대로 가상세포를 구축했다. 연구 결과 가상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화학물질은 193개로 분석됐고, 이중 결정적 역할을 수행하는 5개 화학물질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이상엽 교수는 "추출한 5개 화학물질과 관여하는 유전자를 제거해 내성 비브리오균의 성장이 억제되는 효과를 증명했다"며 "시스템생물학 기법에 기반한 신약발굴 방법론은 다른 내성병원균은 물론 다양한 인간 질병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18일 '네이처' 자매지인 ‘분자시스템생물학 (Molecular Systems Biology)지’에 게재됐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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