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국의 소매판매 및 소비자신뢰지수 부진을 JP모건 체이스의 실적 호조가 깨끗이 씻어내면서 뉴욕증시는 14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5.48포인트(0.47%) 오른 1만1787.38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일 대비 9.48포인트(0.74%) 상승한 1293.24로, 나스닥지수는 20.01포인트(0.73%) 뛴 2755.30에 장을 마감했다.
◆JP모건 실적 개선으로 실적 전망 '반짝'=JP모건 체이스가 지난 해 4분기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JP모건의 실적 발표가 다른 기업들의 실적 호조 기대감을 높이면서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JP모건은 14일 지난 분기 순익이 48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이 1.1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에는 순익과 EPS가 각각 33억달러, 74센트였다. 지난 분기 매출도 26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의 232억달러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인텔이 올해 공장 및 설비 부문에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반도체 관련업체도 선방하면서 JP모건이 이끄는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산업생산 호재=미국의 지난 달 산업생산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해 12월 산업생산이 기업 설비와 가계 전자제품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0.8%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5%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월 증가율 0.4%도 상회했다. 산업생산의 75%를 차지하는 공장생산(제조업생산)은 0.4% 늘어났다. 광산 생산과 유틸리티 부문 생산은 각각 0.4%, 4.3% 증가했다.
산업생산 증가가 기업 및 가계 지출이 확대되고 수출이 늘어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크리스 럽키 도쿄미쓰비시 UFJ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산업생산이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증가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지난 해 4분기 비교적 선방했으며 기업들은 비어있는 공장을 다시 채우기 위해 더 빠른 속도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치를 하회했다. 14일 미국 상무부는 지난 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0.8%에는 못미치는 결과다. 미국의 1월 소비자신뢰지수도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국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72.7을 기록해 전월 74.5보다 1.8 하락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74.5였다. 그러나 JP모건의 실적 호조와 산업생산 지표 개선이 이를 깨끗이 씻어버리며 증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국 지급준비율 인상...상승세에는 영향 없어=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오는 20일부터 시중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50bp 인상한다고 14일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의 지준율은 현재 18.5%에서 19%로 오를 예정이다.
중국이 올 들어 첫번째 지준율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새해에도 긴축의 고삐를 죌 것임을 예고하면서 증시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JP모건과 산업생산이라는 호재가 워낙 강해 지수에는 별다른 악영향을 주지 못했다.
마노즈 라드와 ETX캐피털 선임 트레이더는 "중국의 지준율 인상은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약세장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여전히 어느 방향으로 갈 지를 결정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스티픈 우드 러셀인베스트먼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경제가 한쪽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지나치리만큼 좋다"면서 "주식 시장은 올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리와 성장 호조에 힘입어 좋은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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