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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대처,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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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접종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성공을 확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을 맞은 가축들에게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당국의 감시가 소홀해질 때마다 또 다시 창궐하고 백신을 접종한 가축에서는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가벼워 단순한 임상으로는 구제역 발생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3일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는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 19개국, 이집트·수단·가나 등 아프리카 17개국, 러시아·터키 등 유럽 2개국, 중남미 1개국(에콰도르) 등 무려 39개국이나 된다. 구제역 파동 당시 외국 사례를 통해 대처방안과 극복 방안 등을 점검해본다.


◇ 대만, 구제역 상시국 전락 = 대만은 1997년 구제역이 발생해 사육중이된 돼지 1100만마리 가운데 35%(385만마리)를 땅에 묻었다. 대만은 그해 3월 구제역이 확산, 통제불능 상태로 번지자 초기단계부터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범위 또한 넓어 약 3000만개를 동시 접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뒤인 4월 구제역이 더욱 창궐하면서 급기야 백신이 바닥났고 이후 1000만개를 긴급 수입해 추가 접종한 후에야 간신히 구제역을 잡을 수 있었다. 손실액만 따져 6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2009년 2월과 8월, 지난해 6월 등 대만에선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 상시 국가로 전락했다. 이처럼 구제역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양돈 수출국가였던 대만 축산업은 청정국 지위를 얻을 수 없어 사실상 몰락했다.


붕괴된 축산업을 살리려 내수 위주의 양돈정책도 마련하고 미국·캐나다에 양돈장을 만들어 우회 수출하는 정책을 세우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 영국, 구제역 사상 최악 = 사상 최악의 사례로 꼽히는 영국 구제역 파동은 2001년 2월 영국 에섹스주에 있는 도축장에서 시작됐다. 이후 32주 동안 44개 시·군, 2030여 곳으로 확산됐고 6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가 매몰된 그해 9월 말에서야 종식됐다. 매몰 처분으로 대처하던 방역 당국이 뒤늦게 백신 접종을 허가했지만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후였다.


정부가 발생 초기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늦게 대응했고 부처간 협력도 미흡했던 점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관광산업을 포함한 영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대형 집회들이 취소되고 총선도 한 달가량 늦춰질 정도였다. 정부 지출만 31억 파운드(5조4000억원)가 넘었고 농가 등 민간 피해도 50억 파운드(8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후 6년 뒤인 2007년 8월 구제역이 한 차례 더 발생했다. 세계 최고의 바이러스 연구소로 꼽히는 영국의 '퍼브라이트 연구소'에서 시설 보수공사를 하다 바이러스가 일부 유출된 것이다. 바이러스가 인근 농장으로 퍼졌으나 신속한 대처로 단 4건만에 조기 종식됐다.


구제역으로 큰 홍역을 앓은 영국은 2006년 '구제역 비상계획'을 만들어 백신 대상 축종, 접종 판단 기준 및 실시지역 등에 대한 매뉴얼을 법률로 규정했다. 백신접종 기준 매뉴얼이 없는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 일본, 축산심장 초토화 = 일본은 공식적으로 2000년 처음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가축 700여마리를 살처분하고 조기 종식시켰다. 그후 10년 만인 지난해 5월, 고급 쇠고기인 '와규'의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미야자키현에서 또 다시 발생했다. 이 곳은 일본축산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방역 당국은 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접종된 가축까지 모두 살처분(28만8480마리)하는 상황까지 가서야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가축 전염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살처분이었으며 실질적인 피해액만 대략 4000억원이었다.


특히 일본은 이 때 자국의 축산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미야자키 소'의 씨받이까지 대량으로 매몰 처분하는 아픔도 겪었다.


일본 정부는 구제역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지난해 5월 하순 여야의 초당적 협력하에 구제역특별조치법을 긴급히 만들었고 예방적 조치를 대폭 강화해 유사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뒤늦기는 했지만 정부의 긴급 조치와 전폭적 지원, 가축 이동제한과 방역, 행사자제 등의 주민 협조로 미야자키현 구제역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았고 발생 4개월만인 지난해 8월 말 완전 종식됐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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