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구제역 대처,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했나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정부가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접종을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성공을 확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백신을 맞은 가축들에게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당국의 감시가 소홀해질 때마다 또 다시 창궐하고 백신을 접종한 가축에서는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가벼워 단순한 임상으로는 구제역 발생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3일 OIE(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한 국가는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지역 19개국, 이집트·수단·가나 등 아프리카 17개국, 러시아·터키 등 유럽 2개국, 중남미 1개국(에콰도르) 등 무려 39개국이나 된다. 구제역 파동 당시 외국 사례를 통해 대처방안과 극복 방안 등을 점검해본다.


◇ 대만, 구제역 상시국 전락 = 대만은 1997년 구제역이 발생해 사육중이된 돼지 1100만마리 가운데 35%(385만마리)를 땅에 묻었다. 대만은 그해 3월 구제역이 확산, 통제불능 상태로 번지자 초기단계부터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범위 또한 넓어 약 3000만개를 동시 접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뒤인 4월 구제역이 더욱 창궐하면서 급기야 백신이 바닥났고 이후 1000만개를 긴급 수입해 추가 접종한 후에야 간신히 구제역을 잡을 수 있었다. 손실액만 따져 6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2009년 2월과 8월, 지난해 6월 등 대만에선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 상시 국가로 전락했다. 이처럼 구제역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양돈 수출국가였던 대만 축산업은 청정국 지위를 얻을 수 없어 사실상 몰락했다.


붕괴된 축산업을 살리려 내수 위주의 양돈정책도 마련하고 미국·캐나다에 양돈장을 만들어 우회 수출하는 정책을 세우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 영국, 구제역 사상 최악 = 사상 최악의 사례로 꼽히는 영국 구제역 파동은 2001년 2월 영국 에섹스주에 있는 도축장에서 시작됐다. 이후 32주 동안 44개 시·군, 2030여 곳으로 확산됐고 600만 마리가 넘는 소와 돼지가 매몰된 그해 9월 말에서야 종식됐다. 매몰 처분으로 대처하던 방역 당국이 뒤늦게 백신 접종을 허가했지만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후였다.


정부가 발생 초기 사태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해 너무 늦게 대응했고 부처간 협력도 미흡했던 점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관광산업을 포함한 영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대형 집회들이 취소되고 총선도 한 달가량 늦춰질 정도였다. 정부 지출만 31억 파운드(5조4000억원)가 넘었고 농가 등 민간 피해도 50억 파운드(8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후 6년 뒤인 2007년 8월 구제역이 한 차례 더 발생했다. 세계 최고의 바이러스 연구소로 꼽히는 영국의 '퍼브라이트 연구소'에서 시설 보수공사를 하다 바이러스가 일부 유출된 것이다. 바이러스가 인근 농장으로 퍼졌으나 신속한 대처로 단 4건만에 조기 종식됐다.


구제역으로 큰 홍역을 앓은 영국은 2006년 '구제역 비상계획'을 만들어 백신 대상 축종, 접종 판단 기준 및 실시지역 등에 대한 매뉴얼을 법률로 규정했다. 백신접종 기준 매뉴얼이 없는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 일본, 축산심장 초토화 = 일본은 공식적으로 2000년 처음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가축 700여마리를 살처분하고 조기 종식시켰다. 그후 10년 만인 지난해 5월, 고급 쇠고기인 '와규'의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미야자키현에서 또 다시 발생했다. 이 곳은 일본축산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방역 당국은 사태가 커지자 뒤늦게 백신접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접종된 가축까지 모두 살처분(28만8480마리)하는 상황까지 가서야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일본에서 가축 전염병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살처분이었으며 실질적인 피해액만 대략 4000억원이었다.


특히 일본은 이 때 자국의 축산을 상징하는 브랜드인 '미야자키 소'의 씨받이까지 대량으로 매몰 처분하는 아픔도 겪었다.


일본 정부는 구제역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진 지난해 5월 하순 여야의 초당적 협력하에 구제역특별조치법을 긴급히 만들었고 예방적 조치를 대폭 강화해 유사한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뒤늦기는 했지만 정부의 긴급 조치와 전폭적 지원, 가축 이동제한과 방역, 행사자제 등의 주민 협조로 미야자키현 구제역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았고 발생 4개월만인 지난해 8월 말 완전 종식됐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