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공급물량 1만5000대
기아차 출고량 배분 비상
내수축소·증산방안 골몰
[디트로이트(미국)=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중형 세단 K5의 미국 판매가 임박한 가운데, 기아차가 물량 배분에 고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계약후 출고까지 2개월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데다 미국에서 본격 출시되면 공급 물량이 더욱 달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생산은 한정적인데 수요는 더욱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내수 판매대수는 지난달 7000대 이하로 떨어졌다.
기아차는 이달말부터 K5를 미국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현재 미국 내 딜러를 상대로 K5 판매에 나서고 있다. 당초 이달 중순부터 딜러 대상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시승반응이 좋아 시기를 이달 초로 앞당긴 것이다.
각 딜러들은 기아차에서 K5를 구매한 후 이를 소비자들에게 소매가격으로 팔게 된다.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 공급해야 할 물량은 초기에 1만5000대다. 판매 상황에 따라 공급물량이 달라지겠지만 매달 7000~8000대 정도를 미국에 보낸다는 방침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고객 대상 판매를 시작한 직후인 다음달 초까지 미국내 K5 물량을 1만5000대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말했다. 기아차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에 약 8000대의 K5를 보냈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일부 물량이 판매됐는데, 지난해 11월 135대와 12월 1880대 등 총 2015대였다. 나머지 7000여대는 다음달 초까지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 수출 물량 확보로 인해 불똥이 튄 건 내수 시장이다. 지난달 K5의 내수 판매대수는 6373대에 그쳤다. 출시달인 지난해 5월 3552대 판매 이후 가장 낮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계약후 출고까지 2~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 내수 공급을 불가피하게 줄인 것이다.
난제 돌파를 위해 현재 기아차는 K5 생산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기아차는 K5의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40대에서 44.4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노조와 협의를 벌였지만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K5 증산 문제가 거의 마무리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달 말에는 자신있게 증산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부터 물량 공급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K5 공급문제를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아차는 올해 K5의 내수와 수출 비중을 50대50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내수와 수출대수는 각각 7000대 수준이 된다.
한편 기아차는 K5 본격 출시를 앞두고 미국내 마케팅을 본격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보드 광고판을 설치한데 이어 '스위트 드림'이라는 주제의 유튜브 및 인터넷 광고도 시작했다. 소비자 대상 판매가 시작되는 이달말부터는 TV광고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