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차기 대선의 주요 화두가 될 복지분야에 대한 밑그림을 선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회보장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에서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비전과 전략을 선보였다. 이번 공청회는 차기 주자 1순위로 꼽히는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정책행보라는 점과 복지문제가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의 담론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다.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은 복지패러다임을 현행 소득보장 중심에서 소득과 사회서비스를 보장하는 것으로 전환하고 공급자 중심의 일률적 복지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도입하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복지만족도를 극대화하고 복지국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구상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우선 한국복지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최성재 서울대 교수는 "복지 서비스를 아직도 저소득층 또는 빈곤층 중심의 선별적 서비스 정도로만 생각한다"며 "선진국의 경험상 소득보장 중심의 전통적 복지국가의 확대전략은 더 이상 시대적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 우리 실정에 적합하고 효과적이며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로 그 체질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이어 한국형 복지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강조했다. 안 교수는 최근 선진국 복지개혁의 핵심적 요소와 방향은 ▲ 결과의 평등이 아닌 기회의 평등전략 중시 ▲ 경제활동에의 활성적인 참여 중시 ▲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의 통합적 접근 등이라며 "한국형 생활보장국가의 설계도를 창발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특히 "사후적 소득보장국가에서 예방적 생활보장국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새로운 생활보장국가는 예방적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인적자본을 선제적으로 향상시켜 기회평등을 추구함과 동시에 경제성장에도 친화적인 복지국가를 지향하여 궁극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이를 위해 ▲ 노인세대뿐만 아니라 생애주기별로 균형적인 복지수혜를 지향 ▲ 빈곤층을 넘어 전국민 대상의 수혜그룹 균형 확보 ▲ 사후적·소극적인 소득보장(현금이전) 중심에서 예방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서비스를 중심으로 전환과 양자간의 균형 ▲ 시장대체적인 국가역할에서 공사 역할분담의 균형을 창출하고 규제자로서 보다는 통합관리자로서의 국가역할 강화 등 4대 원칙을 제시했다.
마지막 주제발표에 나선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의 목표를 한국형 복지국가 비전의 제시로 설명하며 "기본법의 위상을 제고하고, 복지정책의 추진 및 운영체계를 재정비해 사각지대 및 복지전달체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법 개정의 4대 기본방향으로 ▲ 복지정책의 수립 및 관련법률 제·개정 시 기본지침으로서 위상 확립 ▲개별 사회보장계획의 통합성과 연계성 제고 ▲사회보장 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수요자중심 복지전달체계 구축 ▲ 사회보장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적극적 책임 명시 등을 제시하고 현행 4개장 35개 조항으로 구성된 기본법을 전부 개정안은 7개장 42조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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