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차기 주자 1순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침묵모드에서 벗어나 대권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주요 현안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왔던 박 전 대표는 오는 20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연다. 그동안 대외적인 공개행보를 거의 없었다는 점과 비교할 때 파격행보다. 특히 진보진영의 주요 담론인 복지를 화두로 내걸었다는 점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박근혜, 침묵 접고 공개활동 재개
박 전 대표는 그동안 대외활동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정치현안에 나서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갖는 등 경제공부에 치중하면서 내공을 다지는 등 컨텐츠를 채우는데 주력해왔다. 또한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동 이후로는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이는 본인의 발언이 진의와는 달리 불필요하게 정치적으로 확대해석되는 경향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침묵모드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가는 늘 박 전 대표의 입을 주목했다. 여야의 대치가 격렬했던 4대강 사업 찬반 논란은 물론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을 요구했던 정권의 사찰 의혹, 폭력국회를 불러온 새해 예산안 파동 등 메가톤급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은 박 전 대표의 입장표명을 요구해왔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어떤 언급을 내놓느냐에 따라 정국의 방향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올초 여권내 최대 쟁점이었던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지난 6월 국회 본회의 표결로 부결된 것이 대표적이다.
조용한 물밑행보를 이어가던 박 전 대표가 오는 20일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로 대외행보에 나선다. 이르면 내년초가 돼야 대선행보의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정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발빠른 행보다.
◆박근혜 왜 복지화두 내걸었나?
박 전 대표는 본격적인 대외행보의 출발을 알리며 그 신호탄으로 복지를 내걸었다. 박 전 대표는 15일 사회보장기본법 공청회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한국의 상황에 맞는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해 사회보장체계의 재정립이 필요하다"며 ▲고령화와 사회양극화에 따른 복지패러다임 변화 ▲사회보장 정책의 기본방향 정립 ▲부처간 중복·누락된 사회보장정책의 통합과 조정 등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내걸었던 이른바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 공약이 성장에 무게를 둔 것과 비교할 때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고용없는 성장과 비정규직의 급증 등 사회양극화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을 껴안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사회양극화에 따른 복지문제가 차기 대선에서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복지이슈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지난 6.2지방선거에서는 무상급식이라는 이슈가 선거판 전체를 좌우할 정도였다. 아울러 박 전 대표는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고 있지만 18대 국회 전반기에는 보건복지위원회를 선택했을 정도로 복지문제에 대한 애착이 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복지를 화두로 한 박 전 대표의 공개 행보와 관련, "각종 국정혼란 상황에 대해 침묵해온 것에 대한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원칙과 신뢰라는 박 전 대표의 기존 강점에 비해 다소 미흡했던 복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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