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잇단 차익 실현+다이와證 부정적 보고서에 주가 급락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승승장구하던 LG화학이 급락세다. 40만원을 전후해 개인이 추격매수에 나섰으나 외국계와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13일 3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개인들이 뒤늦게 상투를 잡은 셈이 됐다.
이날 오전 11시2분 현재 LG화학은 전날보다 1만원(2.65%) 내린 36만75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39만9000원까지 반등하며 40만원 재탈환을 노리던 주가가 불과 일주일여만에 3만원 이상 밀린 것.
장 초반 UBS와 모건스탠리가 매도상위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초반은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매물이 쏟아졌다. 이후 국내증권사들이 매도상위 증권사 자리를 차지했지만 삼성증권이 매도상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이용하는 대형사들에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수급측면에서 이날을 비롯해 최근 하락의 원인이 기관과 외국인이란 점은 특히 더 부담이다. 지난주(6~10일) LG화학은 기관 순매도 1위 종목이었다. 기관은 지난주 5일 내내 LG화학을 순매도 했다. 금액은 1199억원, 순매도 주식수는 31만주를 넘는다.
외국인은 주 후반 들면서 매도세로 돌아섰다. 지난 한주간 순매도 금액은 78억원에 불과하지만 9, 10일 이틀간 순매도금액만 합치면 300억원 가량 된다.
반면 개인은 기관과 외국인이 차익실현하는 LG화학을 적극 매수했다. 지난 한주 개인의 LG화학 순매수 규모는 1123억원이나 된다.
물론 기관과 외국인 팔고, 개인이 사는 종목이 항상 밀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내년 실적이다.
이날 다이와증권은 LG화학의 내년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보유’로 낮췄다. 목표주가는 37만5000원을 유지했다.
다이와증권은 내년에 모든 부문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점, 자동차 리튬이온배터리 영업에서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 주가가 현 수준에서 추가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투자의견을 내렸다.
이 증권사는 "환율이 부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에틸렌과 파생 상품들의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다"며 "석유화학 부문의 내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비 11% 감소한 2조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균판매단가(ASP) 인하 압력이 계속되고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글로벌 편광필름 수요가 10%대 초반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봤다. 이에 따라 주요 상품 수요 둔화로 전자재료(I&E) 부문 영업이익도 전년비 1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 2월 이후 배 가까이 오른 LG화학 주가를 감안할 때 외국인과 기관 등 큰 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강화시킬 수 있다. LG화학은 올 들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 4위 종목이다. 그만큼 평가이익도 크다.
더구나 최근 흐름이 IT와 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외국인과 기관이 LG화학에 대해 적극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한 자문사 펀드매니저는 "기관들이 앞다투어 화학주를 팔고 IT(정보기술)와 금융주들을 편입하고 있다"며 "LG화학이 전고점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개인들이 단기 꼭지를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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