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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이야기] 배도 헤드라이트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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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머리·선미·콘트롤룸에 설치
FPSO는 수천개의 조명으로 장관 이뤄


[배 이야기] 배도 헤드라이트를 켠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는 FPSO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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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자동차를 야간에 운전할 때 전조등(헤드라이트)을 켜듯이 배도 야간 항해 때에는 항해등을 켠다.


그런데 배의 항해등은 자동차의 전조등과 역할이 다르다. 캄캄한 바다에서 배가 정해진 항로를 이탈하지 않고 마주 오는 배나 암초를 피해갈 수 있도록 해주는 건 항해등이 아니라 레이더(Radar)를 켜기 때문이다.

레이더 전자파를 쏘아서 다른 선박의 크기·거리·방향·속도 등은 물론 암초와 육지 등 수면상의 모든 물체를 모니터로 확인한다. 박쥐가 밤에 초음파를 쏘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항해등은 망망한 대해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른 배에 알려 사고를 예방하는 용도로 켠다. 항해등은 이물(뱃머리)과 고물(선미), 휠하우스(콘트롤 룸) 꼭대기 등 세 군데에 설치한다. 뱃머리 또는 선실(데크하우스) 좌우에 설치한 항해등은 또 자동차의 차폭등과 같은 선폭등(Side Light)의 역할도 한다.


이 때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녹색등이, 왼쪽은 적색등이 설치돼 등 색깔로 진행방향도 알 수 있다.


배에 설치하는 대부분의 조명은 진동에도 견딜 수 있는 견고한 제품을 사용한다.


특히 가스를 실어 나르는 LPG선, LNG선과 일반 화물선의 펌프룸, 페인트 저장실, 배터리 저장실 등에는 방폭등이라는 특수등을 사용한다. 스파크로 인한 가스 폭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선소에서 만드는 구조물 가운데 조명이 가장 화려한 것은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FPSO)다. 3~4m 간격으로 촘촘히 불을 밝힌 수천 개의 조명은 ‘바다 위의 궁전’으로 불릴 만큼 그 화려함이 극치를 이룬다.


FPSO는 상부 설비구조가 대단히 복잡하고 거주인원이 많기 때문에 일반 상선보다 2~3배의 조명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강원도 산골의 앳된 처녀가 울산에 왔다가 FPSO의 야경에 반해 조선소 용접공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FPSO의 위용과 화려한 조명이 뭇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자랑에서 나온 얘기일 것이다.


한편 첨단 레이더와 항해등을 달고 항해를 하지만 선박간 충돌사고는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일어난 고속정과 어선의 침몰사건도 이런 사고의 한 예다. 이 같은 선박 충돌사고에서 사고의 책임을 정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해상충돌예방규칙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바다의 도로교통안전법이라 불리는 이 규칙의 기본 개념은 오른쪽 선박 우선, 오른쪽 변침이다. 즉 충돌항로(collision course)로 접근하는 두 선박 가운데 오른쪽으로 들어오는 선박이 항로를 그대로 지키는 유지선(stand-on vessel)이 되고, 왼쪽으로 들어오는 선박이 피항의무선(give-way vessel)이 된다. 이는 왼쪽으로 들어오는 선박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오른쪽으로 들어선 선박을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료: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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