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태영 국방장관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군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여론 속에 사퇴하자 군 관계자들은 "안타깝다. 왜 하필 지금이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의 과장급 인사는 25일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등으로 잠시 쉴 틈도 없이 최선을 다해 일했는데 이렇게 퇴진하게 돼 안타깝다"며 아쉬운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북한의 포격 도발 대응과 관련해 국민들의 시선이 좋지 않은데 김 장관의 사퇴가 심기일전하는 계기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지난 5월 1일 사의를 표명해 이미 예고된 절차였지만 지금의 시기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전격적인 경질의 근원은 천암함 폭침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도 안보태세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일어났지만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에 진로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이 대통령은 심사숙고 끝에 군 수뇌부에 대해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의미를 담았다.
하지만 군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자 군에 실망감은 더했다. 천안함 사건 당시 음향탐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니 이번에는 대포병레이더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북한의 포가 어디서 날아오는지도 몰랐다는 점에서다.
이런 측면에서는 군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천안함 이후 이어지는 군내 사건과 사고에 더 이상 장관이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란 판단이다.
김태영장관 재임 중 발생한 군내사고는 대략 15건 이상이다. 지난 3월과 6월 공군 F-5전투기가 추락하고 11월에는 RF-4C 정찰기가 추락했다. 또 4월에는 해군의 링스헬기가 추락해 4명이 순직한데 이어 11월에는 참수리 고속정이 어선과 충돌해 침몰했다. 해병대는 지난 7월 영관급장교가 운전병을 성추행해 보직해임해 시끄러웠다. 육군도 이어지는 K계열 전차사고에 당혹스러운 가운데 11월에는 육군 고무단정이 전복돼 4명이 순직했다.
군 관계자는 "사임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올해 한해만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경질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시기가 연평도 사태가 해결되고 바꿔도 충분한 시간이 있는데 좀 아쉽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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