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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살다 숲으로 돌아가는 이보식 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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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능산리 가족묘에 심은 나무 밑에 25일 수목장…친자연적 장묘 실천

나무와 살다 숲으로 돌아가는 이보식 전 산림청장 25일 수목장으로 장례식을 치르는 이보식 전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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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지난 22일 숙환으로 별세한 이보식 전 산림청장의 장례가 25일 수목장으로 치러진다.


유족들은 2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발인하는 이 전 청장의 유해를 충남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선산 나무 밑에 안치하기로 했다.

국유수목장림을 운영하며 수목장 활성화를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는 산림청에서 35년간 몸담으며 19대, 20대 산림청장까지 지낸 고인은 친자연적 장묘방법을 실천하는 셈이다.


고인은 생전에 선산의 가족묘 터에 나무를 심어 자신의 수목장을 준비해왔다. 유족들은 이 전 청장이 평소 ‘빈손으로 왔으니 흔적도 남기지 말고 빈손으로 가야지. 묘비, 분묘가 다 무슨 소용이냐. 산림청장을 지낸 사람이 죽은 뒤 산을 파헤치게 해야 되겠느냐. 내가 심은 나무 밑에 묻어 달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수목장은 분묘로 인한 산림훼손을 막고 ‘묘지 대란’ 우려를 없앨 친자연적 장묘 법으로 손꼽힌다. 2004년 김장수 고려대 교수의 수목장이 고려대학교 연습림에서 치러지면서 국내 처음 알려진 수목장은 국민들의 관심과 선호도가 높아졌다.


정부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고쳐 수목장을 장사제도의 하나로 들여오고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 국유수목장림인 ‘하늘숲추모원’을 개장,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1965년부터 1999년까지 산림공무원으로 재직한 이 전 청장은 제1차 치산녹화계획 때부터 제3차 산지자원화계획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토완전녹화를 위해 힘썼다.


고인은 ▲대단위 경제수 위주의 경제림단지 조성 ▲산림토양조사에 의한 적지적수 조림 ▲우량임분 천연림보육 등의 정책을 들여와 조림정책을 질적으로 바꾸는 데 이바지했다.


외환위기로 실업자가 늘자 ‘숲가꾸기 공공근로사업’을 창안, 육림사업을 시작하고 일자리 만들기에도 큰 역할을 했다.


산지소득증대 종합대책, 산림농업 육성방안 등을 마련해 임업생산 바탕을 넓혔다. 우리나라 최고의 산림생물다양성 보고이자 우리 산림을 대표하는 광릉 숲 보전을 위해 산림청 직속으로 국립수목원을 세운 공로도 있다. 항암제 '택솔'대량생산기술개발 등 임업의 첨단산업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정부는 이 전 청장의 이런 공로를 인정, 홍조근정훈장(1996년), 황조근정훈장(2003년)을 줬다. 산림청 퇴직 뒤엔 ‘평화의 숲’, ‘생명의 숲’ 고문과 한국녹색문화재단이사장을 지냈다. 2지난해부터는 천리포수목원장을 맡아왔다.


정광수 산림청장은 “평생을 산림과 함께 살며 산림보존과 임업발전에 몸 바친 고인이 자신의 장례마저 수목장으로 치르는 건 임업인다운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선배를 추모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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