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STX가 연일 수주 발표를 내놓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의 수주 발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도 아니다. 22일 조선해운분석기관인 클락슨과 업계에 따르면 8월말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은 785만3000CGT(군산조선소 포함)로 삼성중공업에 다소 뒤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올 상반기 신규 수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197.8% 증가한 99억9000만달러로 올해 계획의 56.3%를 달성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선박 수주는 손에 꼽을 만한 수준이다. 오히려 변압기, 발전설비 등 선박이외의 제품 수주 소식이 더 많을 정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량 발표가 오히려 수주 계약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아 수주 발표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발주사들과의 계약과정에서 가격 협상 등에서 가격정보가 노출되는 것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갖춘데다 업계 1위라는 자부심에서 나오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최근 들어 수주잔량에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지만 선박 발주량이 급감해 가격이 떨어진 점, 현대중공업이 저가 선박 수주를 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업계 1위의 자부심을 지키고 있다.
쉽게 말해 ‘강자의 여유’인 셈이다. 작은 선박 한척까지 수주 실적을 알리면서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목표를 이뤄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현대중공업의 여유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한다. 현대중공업의 투자자들에게 회사측의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지 않는다는 것. 정보 공개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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