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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꿈꾼다는 송영길 시장, 겨우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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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논란에서 한계 드러낸 '차차기 대권 주자' 송영길 인천시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대권 꿈 꾼다는 송영길 시장, 겨우 이정도?"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난 7일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방침을 결국 번복했다.

취임 전 전격적으로 중동 출장을 가 알사바 OCA회장으로부터 문학경기장 재활용도 가능하다는 '허가'를 받아 올 정도로 적극적었던 송 시장이 자신의 소신을 접은 것이다.


송 시장은 "애초부터 재검토하겠다고 했지 신축하지 않겠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송 시장은 문학경기장 재활용을 염두해 두고 일을 추진했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송 시장의 이번 결정은 취임 두 달을 갓 넘긴 '송영길호'의 앞날에 더 이상 이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정치적 결단으로 보인다.


사실 이 문제는 신축 또는 그 반대 등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송 시장 임기 내내 정치적 공세의 대상이 되고 지역 갈등의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자칫 대선ㆍ총선, 나아가 자신의 정치적 앞길에도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것이다.


차라리 자신의 소신을 접고 돈 몇 천억원 그냥 들여서 주경기장을 신축하는게 민심을 봉합하고 여러 갈등도 적당히 무마하는 등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문제를 제기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송 시장은 여러가지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차차기 대권주자의 한 명으로서 "이런 사람이 과연 대권 후보에 적합할까"라는 의심을 받을 정도다.


우선 송 시장의 신축 재검토 방침은 문제의식 자체는 논외로 치더라도 경솔했다.


재정부담을 이유로 문학경기장 재활용을 들고 나왔지만, 신축하지 않을 경우 신축할 때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재정 부담 감소 효과 조차도 꼼꼼히 따져보지 않아 반대측이 정밀한 반대 논리를 제시하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당연히 예상되는 지역 반발에도 아무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일단 던져 놓고 보자는 식이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지만, 자신의 소신을 접는 선택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또 이번 파문을 통해 송 시장은 "언제든지 이해 관계에 따라 소신을 접을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상을 남겨 줬다. 대선 후보 정도 되려면 정치인의 일생을 관통하는 '소신'이 있어야 하고 그것이 대중들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송 시장은 "토목 사업의 예산을 줄이고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정을 펼치겠다"는 소신을 공공연히 밝혀 왔고,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 문제도 이러한 소신이 반영된 사안이었다.


그러나 송 시장은 자신이 정치적 곤경에 처하자 손바닥 뒤집듯 소신을 뒤집었다.


아울러 송 시장은 이번 파문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도 실책을 남발했다. 명색이 대권 후보 쯤 되면 자신의 실책을 솔직히 사과하고 반성하는 통 큰 자세도 필요하다.


송 시장은 자신의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이로 인해 두달 동안 지역 갈등과 혼란을 빚은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는 자세가 보였어야 했다.


반대 세력에 허리를 굽히라는 얘기가 아니라 시민들의 눈 높이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라는 얘기다.


하지만 "시 재정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이었다"고 오히려 자화자찬했다. 이런 자화자찬식 해명에 동의하는 이들은 자신의 측근들 뿐일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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