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금융위기 이후 줄어든 환율 변동성으로 수익 창출에 고심하던 은행권 딜링룸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은행권은 FX관련 포지션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도록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트레이딩데스크를 만들거나 밤늦게 들어오는 업체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야간데스크를 신설하고 딜링룸 내부 시설을 확충하는 등 딜링 역량 키우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외환은행, 전략적트레이딩 데스크 신설
외환은행은 지난달부터 전략적 트레이딩 팀(STD;strategic trading desk)을 신설했다. 종전에 원·달러, 스왑에 집중됐던 딜링 업무를 스팟, 스왑, 전략적트레이딩, 이종통화로 세분화했다.
원·달러 환율에 국한된 트레이딩에서 벗어나 시장별로 책임, 한도, 목표를 나눠 각개 전투에 나선 것이다.
특히 전략적 트레이딩 팀은 기존에 딜링룸에서 수익 위주의 거래를 하는 프랍 데스크(Proprietary desk)의 역할을 확대한 것으로 수익성 창출에 중점을 둔 데스크다. 통상 은행의 본지점 물량을 중심으로 거래하는 스팟 딜러보다 리스크 한도는 더 크지만 그만큼 거래의 범위가 넓은 점도 특징이다.
이처럼 전략적 트레이딩 팀을 구성해 딜러들이 장단기 시장 흐름을 쫓아 수익성 거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시중은행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김기백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차장은 "전략적 트레이딩 데스크는 스팟, 스왑, 통화선물, 위안화, 이머징마켓 통화 등 다양한 FX관련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며 "이전에 국내 로컬 은행들이 원달러, 유로엔 등을 주로 거래한 것과 달리 전략 트레이딩 데스크는 위안화 강세 기조, 각광받고 있는 인도 시장 등 최근 이슈들에 집중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야간데스크 부활
신한은행 딜링룸은 밤 12시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다. 지난 7월부터 야간데스크를 신설해 밤늦게 들어오는 업체 주문을 핫라인으로 처리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마감된 이후에도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의 거래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야간 거래 비중이 현물환 거래에 비해서는 아직 2%~3%에 그쳐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지만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트위터를 통해 환율과 국제금융시장 속보를 제공하면서 기업체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다.
박부기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장은 "최근 NDF시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업체들의 관심이 커졌기 때문에 야간 거래에 대한 고객 수요가 많아졌다"며 "과거에는 야간데스크가 원·달러보다 엔화나 유로화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실수요가 많지 않아 유명무실했던 측면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울 외환시장이 끝난 후에도 환율 변동폭이 커 야간 FX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 딜링룸은 올초부터 각 파트별 핵심 딜러들을 중심으로 R&D팀을 운영하고 있다. FX딜러,스왑 딜러, 퀀트 등으로 구성된 매트릭스 조직으로 고객의 환리스크와 각종 컨설팅,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팀이다.
박부기 센터장은 "기존에는 회사별 환리스크만 헤지한다는 식으로 대응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종합적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시스템 확충과 인력 양성 등으로 오는 2011년부터 수익성을 더욱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11월까지 딜링룸 리모델링
국민은행은 여의도 대표 딜링룸으로서 본격적인 리모델링에 나섰다. 오는 11월까지 딜링룸 내부에 대한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딜링룸 공간을 넓히고 BT(British Telecommunications)폰을 설치하는 등 딜러보드 시스템을 완비하는 등 종전의 좁은 딜링룸 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별도 서버룸을 구축하고 책상 및 모니터, 지지대 역시 교체할 예정이다.
안재완 국민은행 부장은 "11월까지 약 2개월에 걸쳐 리모델링을 마칠 예정이다"라며 "딜링룸 환경을 재정비하고 PC등을 한곳에 모아 원격으로 쓸 수 있도록 함으로써 딜러들의 사기 진작을 통한 업무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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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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