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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도 '色궁합'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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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략 색상 개발 총력전
대형, 채도 낮은 검정·흰색
소형, 화려하고 다양한 칼라

자동차에도 '色궁합' 따로 있다?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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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색상도 자동차의 경쟁력?'

색상이 차의 판매를 좌우하는 요소로 대접받고 있다. 차를 잘 만드는 것 만큼이나 이를 돋보이게 하는 색상도 차를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와 색상에는 일정한 연결고리가 있다. 대형차 일수록 채도가 낮은 검정이나 흰색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차 규모가 작아질수록 색상은 다양해지고 화려해진다.

GM대우의 핑크색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차는 지난달 출시와 함께 붐을 일으켰다. 핑크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지난달 전체 마티즈 판매대수 5046대 가운데 1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아이슬란드 블루(Iceland Blue, 파란색)색상이 시원한 느낌으로 전체 판매량의 21.7%를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지만 이와 대비되는 핑크색 역시 만만찮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핑크색은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무난하지도 않은 다소 '어정쩡'해 웬만한 자동차 메이커들이 기피하는 색상이다. 다른 차에는 어울리지 않는 색상이지만 마티즈에는 딱이었다. 작고 귀여운 이미지가 여성들에게 어필 핑크색과 어우러지면서 여성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마티즈에 핑크를 적용한 것은 어찌 보면 회사 입장에서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반대로 대형 세단인 에쿠스의 경우는 어떨까? 절대 다수 차량이 검정색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사할 필요도 없이 검정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빨간색 에쿠스가 등장한 게 화제가 될 정도였다.


에쿠스는 몇 년 전 빨간색을 입은 적이 있었다. 한 화장품 회사가 마케팅 수단으로 차를 빨갛게 물들인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점잖은 중년 남성의 일탈 행위와 같은 셈이다.


준중형인 라세티 프리미어도 인기 색상만 놓고 보면 다소 중년에 가깝다. 회색이 전체 판매량 가운데 25%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 색상이 차의 다이나믹한 선을 잘 드러나게 한다는 평가다.

자동차에도 '色궁합' 따로 있다? 바닐라쉐이크 쏘울


젊은 층에 어필하는 기아차 쏘울은 흰색과 노란색이 섞인 듯한 바닐라쉐이크 색상이 52%로 절반을 차지한 가운데 실버색상이 12.5%, 순백색 5.8%, 토마토 레드 9%, 체리흑색 3.9% 순으로 나타났다. 에쿠스의 절대수를 차지하는 흑색이 쏘울에서는 그다지 인기 없는 색상이 되고 말았다.


소형차 젠트라는 플레임 레드(Flame Red)라는 붉은색 차가 14% 이상의 판매비중을 보이면서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추세다.


차급별 색상은 이미 고정관념으로 박혀 있다. 이 때문에 일반인들이 떠올리는 차량 색상은 다소 한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그 차이를 구분하지만 일반인들은 비슷한 색을 하나의 색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차에 적용되는 색상은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차량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사는 차 색상을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까? 각 완성차 업체들은 차종별 전략적인 색상을 개발하기 위한 전문적인 팀을 갖추고 있다.


도색은 자동차의 기능적인 면에서 철판의 부식방지 등의 중요한 역할도 하지만 소비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 차 생산에서 매우 중요한 공정으로 여겨진다.


평소 자동차 컬러팀은 기존 차량들의 색상 뿐 아니라 각종 산업용품에 적용되는 색상, 심지어 우리 주위의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색상들에게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생활한다. 색(色)에 파묻혀(?) 사는 셈이다.


차 색상 개발은 차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시작된다. 트랜드를 앞서가야 양산시점의 색상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차가 없는 상황에서 개발은 주로 가상을 통해 이뤄진다. 즉 컴퓨터 작업 등 가상이미지를 통해 앞으로 나올 차에 각종 색상을 입혀가며, 최적의 색상을 찾는 것이다.


색상이 결정되면 그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도료를 제공하는 협력업체 연구팀과 도료를 배합하여 원하는 색상이 나타날 때가지 동일한 작업을 수백 번 반복한다.


그렇다고 새로운 색이 탄생됐다고 해서 곧바로 자동차에 적용돼 세상에 나오는 것은 아니다. 대량 생산에 적합한 색상인지를 생산 기술팀이 의뢰하고 시험 도장을 마치고 논의를 거듭해 이상이 없을 때 최종적으로 그 색상의 차를 생산하게 된다.


GM대우는 색상 배합을 통해 새로운 색이 만들어지면 색상개발 디자이너가 그 이름을 정한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경우 폴리 실버(Poly Silver), 퓨터 그레이(Pewter Grey), 카본 플래시(Carbon Flash), 갤럭시 화이트(Galaxy White), 미스티 레이크(Misty Lake), 올림픽 화이트(Olympic White), 벨벳 레드(Velvet Red) 등의 색이 있는데, 모두 디자이너가 지은 이름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색상인 마이티 블루(Mighty Blue), 펄 블랙(Pearl Black), 일렉트릭 옐로우(Electric Yellow), 다이나믹 오렌지(Dynamic Orange), 코크 레드(Coke Red) 등 역시 별도 이름이 붙여져 완성된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색은 대체로 한정적이다. 튀지 않는 무난함이 차량 선택에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전 차종에 거쳐 은색과, 흰색, 검정 등의 판매율이 가장 높다. 이 가운데 경차ㆍ소형차의 경우 은색, 흰색 계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에도 '色궁합' 따로 있다? 오렌지색 푸조


수입차 업체들 역시 차량 수입에 있어 이 같은 고정관념을 많이 반영한다. 푸조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의 색상 성행은 검정과 흰색, 회색이 주류를 이룬다"면서 "본사 차원에서는 색상이 이보다 훨씬 많지만 이를 국내에 들여오기에는 위험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그 위험은 판매가 안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차량은 악성재고가 돼 처분하기도 곤란해질 우려가 있다. 또 다른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중고차시장에 내놓을 경우 색이 튀면 값이 떨어진다"면서 "평범한 모델이 오히려 비싸다"고 언급했다. 소비자나 업계 모두 무난한 색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무난한 듯하면서도 고객에게 '나만의 차'라고 느끼게 하는 색상을 찾는 게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가진 숙제인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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