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중년 남성 심장을 노린다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연일 무더위에 혹사당하다 보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몸의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져 열사병이 생기기 쉽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높은 중년 이후 남성은 더욱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통 폭염 시작 후 이틀 정도부터 나타나며 장소는 대부분 집에서 발생한다.

보통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질환이 겨울에 많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지만 무더운 날씨로 인해 수분 배출이 늘어나면서 혈액의 점도도 늘어나게 되고 심장 근육의 산소 소모량이 많아지면서 심장에 무리가 가 여름에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높은 편이다. 따라서 당뇨병이나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질병이 있는 사람들은 여름철 무더위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정상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피부 근처의 모세혈관으로 혈액이 집중되며 맥박이 빨라진다. 혈액이 피부 쪽으로 쏠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기나 근육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심장은 무리를 하게 된다.

오범진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는 “온도 상승과 함께 습도도 함께 올라가면 열과 땀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며 “열을 식히는 능력은 떨어지는데 체온은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그만큼 심장에 무리가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장 질환을 놓치기 쉬운 이유가 심장혈관은 70%가 막혀도 전혀 통증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숨이 가빠지거나 가슴에 통증이 있으면 심혈관계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더 주의해야 한다. 특히 건설 노동자나 농부 같이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통증이 생겼을 때 잠깐 쉰다고 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해소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충분한 휴식을 가져야 한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은 피떡(혈전)의 생성을 막아주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의대 김철호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병내과)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혈소판의 기능을 감소시키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다양한 연구 및 임상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저용량의 아스피린은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지만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이를 뽑을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사전에 의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