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채 부담 가중·민간부채, PIGS 국가중 가장 높아
금융권 구조조정·부동산 시장 안정화 시급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LG경제연구원은 1일 “스페인 경제가 현재처럼 민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주택경기와 관광산업 등에서의 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건전화와 금융구조조정이 실패하고 경제의 성장력까지 떨어져 장기불황에 빠지게 되면 스페인 위기는 남유럽을 넘어 국제금융시장과 세계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석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7월 고비 넘긴 남유럽 스페인 더 지켜봐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인의 GDP 대비 민간부채는 지난 2000년 54.2%에서 지난해 194%로 늘었다. 이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것이다. 가계 부채도 지난해 3분기 106%에 달해 유로존 평균인 95%를 넘었다.
홍 연구원은 “스페인의 국가부채가 그리스의 절반 수준이고 대형 상업은행이 비교적 건실한 상태며 공공부문의 외채비중이 그리스보다 낮다는 등의 이유로 국가부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은행 등민간 부문의 대외 부채가 문제이며, 국내 주력 산업의 침체와 실물 경제의 경쟁력 약화를 대외 차입으로 메우는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을 경우 민간부채 부도로 인해 금융·재정 복합위기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페인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단기채무도 GDP의 30%를 초과해 민간부문이 부실화 될 경우 부담을 정부가 떠안게 돼 재정건전성이 오히려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 볼 때 스페인의 재정위기는 세입 축소에 따른 위험 외에도 부동산과 관련해 늘어나있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채무 부도 위험까지도 안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홍 연구원은 “최근 스페인은 국채발행에 성공했지만 이를 위기의 끝으로 볼 수 없다”면서 “길게 보면 디레버리지와 자본확충의 과정에서 실물경제의 성장과 재정 및 금융부문의 안정화가 삐걱거릴 경우 투자의 향배는 급격히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주택과 건설부문에서 부실화 될 수 있는 대출의 잠재규모는 총 1650억유로로 은행들이 갖고 있는 대손 충당금을 700억유로나 상회하는 수준이다.
기댈 수 있는 자력구제의 통로는 경제의 성장력 회복인데 전망 또한 밝지 않다. 스페인의 2001년~2007년까지의 연평균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0.1%로 같은 기간 EU 국가들의 연평균 1.2%에 비해 많이 낮다. 9월에는 노조의 대규모 파업까지 예고되고 있다.
홍 연구원은 “스페인은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도 36위로 폴란드, 에스토니아보다도 낮다”면서 “IMF 등 주요 기관들이 보는 스페인의 올해 실질경제성장률은PIGS 국가들 중 그리스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편이라 여전히 곳곳이 암초인 바다를 항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채명석 기자 oricms@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