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외환시장에서 모멘텀 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오는 9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금리 인상 기대감이 솔솔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의 위안화 유연성 확대 방침이 일시성 이벤트로 시장에 영향을 준 이후 뚜렷한 하락 모멘텀이 없는 환율에 방향성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화 절상 재료..4분기 숏전략 유효
외환딜러들은 정부가 기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에 다양한 시그널을 주고 있는 만큼 충격이 크지는 않겠지만 원화 절상 재료로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한국은 무역수지 등 펀더멘털도 우수해 금리 인상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호주 금리 인상의 경우와 달리 한국의 금리 인상은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7월 유럽 악재가 어느 정도 분수령을 넘고 하반기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연말까지 환율이 완만한 하락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고 딜러들은 전망했다.
한 외환딜러는 "7월까지는 롱과 숏을 번갈아 가는 플레이가 필요하겠지만 올 4분기부터는 숏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며 "금리 인상이 나오면서 하향 트렌드가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상 기대감 선반영..오히려 환율 반등할 수도
다만 금리 인상이 환율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이 선반영함으로써 심리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외은지점 외환딜러는 "국채 금리도 오르는 등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기정사실화 돼 가면서 마켓은 이미 (인상 가능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올 7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경우 하반기에 두 차례 이상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달 인상 여부가 관건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 전까지 환율이 조용히 하향 압력을 받다가 막상 인상 하면 조금 튀어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심리적으로 하락 쪽으로 영향을 주는 것은 맞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달에 금리 인상을 하는 편이 오히려 글로벌 악재에 대비하기 수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블딥 국면으로 치달을 경우 추가로 내릴 수 있는 현재 기준금리 2.00% 수준에서 인하할 수 있는 폭이 제한되는 만큼 한 차례 인상을 해 놓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선제적 금리 인상으로 혹시 더블 딥이 오더라도 차츰 금리를 인하하면서 금융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달 금리 인상이 이뤄지는 편이 나을 수 있다"며 "다만 환율은 이미 스왑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다 반영돼 있는 듯해 금리인상하면 잠시 빠졌다가 곧 바로 반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향 트렌드, 연말에는 '숏 단가싸움' 될 것
그러나 금리 인상과 더불어 짚고 넘어가야 할 악재들도 남아있다. 환율이 본격적인 하향 추세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유럽 국가들의 국채 만기 일정이 7월에 집중돼 있는데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더블딥(이중 침체)'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즉 이같은 악재들이 소화되지 않으면 자칫 금리 인상 재료가 묻힐 가능성도 다분하다. 외환딜러들은 실제로 유럽 국채 만기 일정이 원활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순매도를 촉발함으로써 원·달러 하락 재료가 무색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하락 트렌드가 다시 잡히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중간 중간에 한번씩 튀어오르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딜러들은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 악재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 올 4분기부터는 환율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한 외환딜러는 "연말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단가 싸움이 될 것"이라며 "높은 레벨에서 숏을 내서 포지션의 단가가 좋으면 버티겠지만 7월~9월 사이에 롱숏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할 경우 불안한 마음에 숏커버에 쉽게 나섬으로써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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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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