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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명품 고속도로 만들려면··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40년이 지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독일 고속도로 아우토반을 모델로 건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해 말 기준으로 국내 고속도로 총길이는 3776㎞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6000㎞의 3분의2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연간 고속도로 통행료가 약 2조8000억원 정도라고 하니 통행료 수입만으로는 필요한 만큼 건설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더구나 6000㎞ 목표는 있지만 언제까지라는 시한은 정해져 있지도 않다.

40년 전에 개통된 고속도로와 지금 개통하는 고속도로가 품질에서는 차이가 있을지라도 성능에서는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도로 성능은 단위 시간당 통행량으로 측정 될 수 있다. 통행량은 교통량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속도에 따라 소화시키는 차량 대수가 영향을 미친다. 아우토반이 차선당 소화량이 경부고속도로보다 높은 이유는 교통량보다 허용 속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당시 제한속도 100㎞가 4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00㎞다. 도로 성능은 그대로인데 차량성능은 개통 당시보다 성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져 있다. 늘어나는 교통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신규 도로건설은 재원부족으로 계획량을 채우는데만도 100년 이상이 소요 되리라는 예상이다. 신규 도로 건설을 통한 공급량 확대보다 도로 성능 혁신을 통해 차량 소통량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보자.

40년 전 개통당시는 차량과 도로가 독자적으로 움직였다. 지금은 도로와 차량, 그리고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면서 전혀 새로운 도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하이웨이 연구과제로 진행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우토반이 전 세계인들에게 독일고속도로라는 브랜드로 인식될 수준의 한국형 고속도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국형 고속도로를 상징할 수 있는 새로운 고속도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그리고 IT기술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와 IT, 그리고 고속도로 기술을 융합하여 전혀 새로운 한국형 명품고속도로를 개발해내는 것이 구상의 핵심이다.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명품고속도로를 개발하여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상품화시켜 보는 것이 어떤가. 시속 100㎞ 6차선보다 시속 200킬로 2차선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


즉 공급량 중심에서 질과 성능 중심으로 전환시켜 보자는 얘기다. 보통자동차 속도는 시속 200㎞를 넘어 조만간 300㎞대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도로는 항상 100㎞여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당장에 제한속도를 2배 이상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녹색시대를 맞아 연료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니 속도를 빠르게 조정한다는 것이 쉽지많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30개 고속도로 노선별로 시간대를 정해 제한 속도를 가변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억지로 속도를 맞추다보니 필요이상으로 정체현상이 빚어지는 일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또 국내 도로는 시간대와 계절 및 명절에 따라 교통량이 급격하게 변하는 특징이 있다. IT기술 발달은 도로 어디서나 언제든 통행량과 속도를 감지해 낼 수 있다. 따라서 차량과 운전자, 종합통제실에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제한속도를 가변적으로 운영 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한국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명품고속도로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세계 도로건설 시장에서 한국의 무한 질주가 가능하리라 본다.


이복남 연구위원(한국건설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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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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