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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가수' 트랜스픽션, "승리의 함성, 목이 터져라 외치겠다"(인터뷰)

'승리의 함성-The shout of reds'로 월드컵 응원몰이 나서는 트랜스픽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다시 찾아온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이번에는 남아공이다. 온 국민이 16강 진출을 간절히 염원한다.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는 응원. 그 선봉에 선 밴드가 있다. 목이 터져라 승리를 외치는 밴드, 트랜스픽션이다.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 황선홍 밴드? 아니다. 트랜스픽션이다. 해랑(보컬), 손동욱(베이스), 전호진(기타), 천기(드럼)로 구성된 4인조 밴드. 부활 김태원은 이들을 이렇게 소개한다. "음악계서 중간보스쯤 되는 친구들."

기회로 탈바꿈한 위기


어느덧 데뷔 10년 차다. 일이 많아 해체할 시간이 없었단다. 뼈있는 농담이다. 그간 수 차례 오른 무대. 관객들은 늘 열광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소박한 기대만큼도 인기와 돈이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맞게 된 파장 위기는 끈끈한 의리로 극복했다. 긍정적인 생각에 고비는 언제나 전화위복의 시작이었다. 팀워크는 더 단단해졌고 멤버들은 각자 새로운 각오를 새겼다. 손동욱은 "윤도현 선배가 같은 멤버로 10년만 버티면 뭔가 나올 거라 했다"며 "멤버 모두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한 덕"이라고 말했다.


경험자의 조언은 정확했다. 기업들의 지원이 이어졌고 영화, 게임 등의 업체에서 음악 의뢰가 들어왔다.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발성. 절로 흥이 나는 연주. 그들의 음악은 답답한 현대인들의 귀를 녹이기에 그만이었다.


가장 빛을 발휘한 분야는 스포츠. 특히 2006년 발표한 '승리를 위하여'는 독일월드컵과 맞물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트랜스픽션'이라는 이름보다 ‘월드컵 밴드’로 더 많이 불릴 정도였다. 해랑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대중을 이끌던 윤도현 선배가 마냥 부러웠다"며 "그 무대에 서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6월의 함성, 장전 완료!!


다시 찾아온 뜨거운 6월. 이번에는 남아공월드컵이다. 트랜스픽션의 일정은 빼곡하다. 특히 한국 대표 팀의 경기 날, 5곳 이상에서 응원전을 펼친다. 모두 2010 월드컵 공식 응원가로 '승리의 함성-The shout of reds'가 지정된 덕이다.


멤버들은 모든 공을 붉은 악마에게 돌린다. 천기는 "그들의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기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고마워했다. 전호진도 "우리의 노래를 불러준 덕에 음악생활 10년 만에 웃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승리의 함성-The shout of reds'는 대한민국 전역에 울려 퍼지고 있다. 최근 트랜스픽션은 현대자동차 모델로 활동하는 김연아, 그룹 빅뱅과 함께 '승리의 함성-The shout of reds'를 리메이크해 부르기도 했다.



황선홍 밴드도 빼놓을 수 없다. 방송노출 빈도가 높은 'KTF' TV CM을 통해 '승리의 함성-The shout of reds'를 합창했다. 녹음은 트랜스픽션의 지도 아래 이뤄졌다.


전호진은 "유상철과 김태영은 가수 뺨치는 실력의 소유자였다"며 "특히 김태영은 목소리가 김종서 선배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손동욱은 "최진철이 처음 녹음 때 키를 높게 잡아 애를 먹었다"며 "열심히 노력해 녹음을 마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불과 나흘 남은 월드컵 개막. 트랜스픽션의 심장은 두근거린다. 수만 관중 앞의 공연이 그들을 기다린다. 각오는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만큼 비장하다. 모든 준비는 완벽하다. 평소 아침에 잠을 청하던 멤버들은 새벽에 기상한다. 해랑은 완벽한 무대를 위해 즐겨 태우던 담배까지 멀리했다.


“모두가 기대하는 무대다. 목이 상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응원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돼 있다."


트랜스픽션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들이 활약할 6월,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질 것을. 그 날의 감동을 배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리허설을 계속된다.


트랜스픽션이 기억하는 축구


축구 응원의 대명사로 떠오른 트랜스픽션. 그라운드에서의 실력은 엉망이다. 그래서 보는 걸 더 즐긴다. 멤버들이 기억하는 축구의 추억은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가장 뚜렷하게 남은 추억은 무엇일까.


"초등학교 때 텔레비전을 통해 처음 축구를 접했다. 눈을 뗄 수 없었다. 화려한 플레이 때문이 아니었다. 헤비메탈 가수가 보였다. 장발머리를 휘날리며 상대 수비를 농락하던 김주성이었다. 얼마나 매력적이던지 이후 그가 뛰는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 그러나 애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현듯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김주성으로부터 등을 돌렸을 거다. 실제로 머리를 자르고 수비수로 변신한 김주성은 활약이 이전만 못했다." (손동욱)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첫 번째 앨범을 녹음했다. 집중을 할 수 없었다. 밖에서 환호가 들려오면 녹음을 중단하고 뛰쳐나가 경기를 확인했다. 이탈리아와의 16강전부터는 아예 녹음을 그만두고 거리응원에 나섰다. 광란의 밤이었다. 처음 보는 사람과 포옹을 하며 신나게 응원했다. 용달차에 올라 소리도 질렀다. 그런데 자꾸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외국인으로 착각했다. 영어로 말을 걸었다. 사실 이국적인 외모 탓에 그간 많이 괴로웠다. 특히 '승리를 위하여'가 붉은악마 공식 지정 곡으로 되던 날, 네티즌 반응을 보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왜 양키가 국가대표 공식응원가를 부르냐' 등의 글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해랑)


"1999년 4월 28일 잠실경기장에서의 감동을 잊지 못한다. 대표 팀이 강호 브라질과의 친선 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당시 감독은 허정무였고, 골을 넣은 주인공은 김도훈이었다. 처음 경기장에서 본 경기라 더 인상 깊었던 것 같다. 그 때만 해도 한국축구는 거칠었다. 지금과 달리 선수들이 운동장에 침을 뱉고 거친 반칙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런 투혼이 있었기에 기술축구의 브라질을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전호진)


"2006년 독일월드컵 한국 대표 팀과 스위스 경기 때 광화문에서의 공연을 잊을 수 없다. 무대 앞에 운집한 관중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나중에 뉴스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25만 명이었더라. 공연은 감동적 그 이상이었다. 사람들이 축구와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뜨거운 열기에 16강 진출은 따 놓은 당상인 듯 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0-2로 대표 팀이 패한 뒤 무척 허망했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듯 했다. 큰 충격 탓에 일주일 동안 외출을 하지 않았다." (천기)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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