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5월 국고채 발행계획 발표전까지..장기 4분기 혹은 기준금리 인상전까지
[아시아경제 김남현 기자] 채권시장이 수급의 힘을 바탕으로 연일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미국채시장 흐름마저 거스르는 분위기다. 상당기간 미국채 움직임에 국내 채권시장이 연동돼 왔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인 셈이다. 게다가 수급의 힘은 GDP 발표 등 각종 지표나 이벤트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27일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수급요인으로 ▲경기불확실성과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의 투자자금유입 ▲낮은 인플레 우려 등을 꼽았다.
수급에 기댄 강세장은 올연말까지 이어질수 있다는 예상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29일 기획재정부가 5월 국채발행계획 물량을 발표할 때까지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수급장에 기댄 강세장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 수급장 이유는 = 박종연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불확실성이 채권시장에 수급호조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경기불확실성이 은행예금을 늘게 만든데다 대출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말 은행 예대율 규제가 실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또한 향후 경기판단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동성을 조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은행권이 넘처나는 자금을 바탕으로 채권을 매수했다고 진단했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꼽았다. 여기에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도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원인이라는 것. 인플레에 대한 우려도 적어 자금이 자산시장이나 실물투자 보다는 은행과 채권형 펀드에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이승수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또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여기에 주택가격 상승추세에 대한 의구심과 주식시장이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기억, 해외 불확실성이 진행형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으로 퇴직을 시작하는 해라는 점도 투자환경 전반을 보수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원화강세, WGBI 편입 모멘텀 등이 풍부한 유동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 얼마나 지속될까 = 공동락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장기물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오는 듯하다며 다만 그 속도가 완만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 국고채 월간 발행물량이 계획보다 많았다는 점에서 5월 국채발행계획 발표전까지는 수급을 통한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연 애널리스트는 경기사이클상 다시 둔화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 3분기까지는 현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경기모멘텀이 살아나고 정부의 유동성 흡수가 가시화되면서 시중자금이 점차 실물과 위험자산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양진모 애널리스트는 해외부문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이 둔화되거나 한국은행이 긴축적 스탠스로 돌아서야 수급장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 시기를 4분기정도로 예측했다.
반면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된 상황에서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이 그나마 메리트가 있다며 시장자금흐름이 단기화되고 있어 은행과 보험권의 채권매수 규모도 줄고 있다는 분석했다. 또 채권형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대부분 2년미만 단기물로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낮아진 절대금리수준과 함께 채권매수심리 악화도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펀더멘탈과 통화정책상 금리 하방경직요인이 강화되고 있어 수급에 의한 금리하락 견인력이 커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단기적으로 금리가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겠지만 금리인상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수 있다는 점에서 금리하락 모멘텀의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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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 기자 n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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