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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영의 펀드브리핑]시장 상황따라 뭔가 해야한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


동물이든 식물이든 함부로 키우는 게 아니다. 한동안 아침이면 어느 새 얼굴을 내민 해피트리의 새싹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투박한 나무덩어리에서 이처럼 귀엽고 예쁜 잎새가 어떻게 나왔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잎 색깔이 이상하다 싶더니 쭈글쭈글 말라버렸다. 이유를 알아보니 자주 물을 준 게 화근이었다. 사랑스러운 마음에 찔끔 찔끔 물을 줬다가 그만 뿌리를 썩게 만든 것이다. 역시 뭐든 적당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관심이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은 비단 식물을 가꾸는 일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자주 펀드 수익률을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인 운용 성과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수익률을 자꾸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조급해져 시장상황에 따라 자주 사고팔게 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거나 혹은 떨어지면 투자자들은 환매하거나 갈아타는 등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는 화분에 물을 주듯 관심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원금이 회복되자마자 펀드 시장을 이탈하는 투자자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문제는 이런 본능들이 자산관리를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마음으로 이해를 한다는 것이 펀드 환매가 맞다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에서 얻은 돈은 고통의 대가로 받은 돈, 즉 고통 자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에 필요한 수학공식을 '2×2=5-1'이라고 정리했다. 투자의 결론은 '2×2=4'로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5로 이탈한 뒤 우회로를 통해 나온다는 얘기다. 결국 투자자는 '-1'이 나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인내가 없으면 안된다. 최근 대량 환매가 안타까운 것은 많은 투자자들이 실컷 고통만 겪고 ‘-1’은 보지 못한 채 투자 시장을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금이 회복됐으니 혹은 주가가 올랐으니 뭔가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은 버릴 필요가 있다. 투자와 야구는 비슷한 점이 많다. 투자자는 타자이고 시장은 투수라고 할 수 있다. 투수(시장)가 던진 여러 개의 공(가격) 중 어떤 공을 쳐야 할지 타자(투자자)는 고민한다. 섣불리 방망이를 휘둘렀다가는 삼진이나 공중볼로 쓴웃음을 지으며 돌아서야 한다. 그러니 좋은 공인가 아닌 가를 선택하는 선구안(選球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야구에 빗대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볼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자신의 투자원칙을 설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야구와 투자간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야구에서는 공을 지나치게 고르다가는 삼진으로 끝나기 쉽다. 하지만 투자는 누구도 타자를 독촉하지 않는다. 변화구 등으로 투수가 타자를 유혹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투자자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하는 것은 방망이를 섣불리 휘둘렀다가 잘못 쳤을 때뿐이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위치로 공이 날아올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버핏도 "투자가 야구보다 좋은 이유는 급하게 스윙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냥 볼이 배꼽보다 1인치 높은지 낮은지 관찰하면 된다. 시장상황에 따라 섣불리 환매하기 보다는 투자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현명한 투자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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