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작은연못②]이상우 감독 "송강호는 왕족, 문소리는 귀족, 문성근은 노예"(인터뷰)


[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최고령 신인감독, 이상우 감독은 스스로를 가리켜 그렇게 말했다. 우리 나이로 올해 예순인 이상우 감독은 '작은 연못'으로 첫 영화를 마쳤지만, 연극 무대에서는 32년간 연출자로 활약해온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칠수와 만수’ ‘늙은 도둑 이야기’ ‘비언소’ 등이 그의 작품이다.


영화 '작은 연못'은 이상우 감독에게 외도처럼 보이지만 예정된 수순이기도 했다. 이상우 감독은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연극을 해와서 영화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겠지만 영화와 떨어져서 산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영화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았기도 했고 주위에 영화를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면서 "박광수 여균동 장선우 감독은 친구이거나 후배여서 영화에 관해서나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이장호 감독의 제안으로 15년 전쯤 감독 데뷔할 뻔한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우 감독은 당초 '작은 연못'에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했다.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던 중 1년 반쯤 지난 뒤 제작자가 연출을 맡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에 결국 감독의 자리에 앉게 됐다. 연극 출신 늦깎이 감독으로서 영화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늘 고민거리였다. '어차피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만큼 못할 것이라면 기존의 영화적 관습이 아닌 다른 방법을 택하자'는 생각에 그는 상투적이고 장식적이지 않은 방식을 택했다.

'작은 연못'은 주인공이 없는, 혹은 모든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다.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영화는 단순하고 간결하다. 미군으로부터 피난을 떠나라는 말을 듣고 길을 나선 주민들이 어이없게도 미군으로부터 학살을 당한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발생했던 어처구니 없는 이 사건은 오랫동안 한국과 미국 양국에 의해 은폐됐으나 결국 AP통신의 기자에 의해 세상에 폭로됐다.


'작은 연못'은 100명이 넘는 배우와 스태프가 무보수로 참여해 완성됐다. 문성근 송강호 문소리 유해진 등이 버선발로 달려와 카메라 앞에 섰다. 워낙 서로 친한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인 덕에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 소풍을 나온 듯 즐겁게 촬영을 마무리했다. 배우들이 직접 고기와 막걸리를 싸와서 한여름의 힘든 촬영을 이겨냈다.


"나중에 보니 배우들끼리 서로 농담을 하더군요. 하루 찍고 가면 왕족, 며칠간 촬영하면 귀족, 계속 현장에 있으면 노예라고요. 그래서 송강호는 왕족, 문소리는 귀족, 문성근은 노예라는 말이 나왔어요."


이상우 감독은 '작은 연못'에 대해 "전쟁은 최악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양민을 학살하는 미군의 모습이 담긴 이 영화는 은연 중에 총을 든 미군 역시 무고한 청년들이라고 말한다. 총에 맞아 죽는 사람들도, 이유도 모른 채 방아쇠를 당겨야 했던 군인들도 전쟁의 희생자들인 것이다.


이상우 감독은 '작은 연못'의 결말에서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저녁 해가 넘어가는 것은 내일이 온다는 것을 의미하고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세대가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아이들이 전쟁을 선택하지 않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는 단순한 제안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연못'에서 이상우 감독이 웅변하는 메시지는 그의 목소리처럼 조용하지만 묵직하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