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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7일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 "우리는 적당하게 원인조사해서 발표하면 죄를 지은 사람들이 인정안할 지도 모른다"고 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노인회 회장단 초청 오찬에서 "한국이 선진국 전문가와 유엔까지 합심해서 조사를 철저하게, 이 원인을 어느 누구도 조사결과를 부인할 수 없도록 조사하고, 정부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며칠전 전화가 와서 다른 얘기하는 가운데 내가 특별히 부탁했다. 미국 민간과 군의 최고전문가들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유엔에도 (공동조사를) 부탁해서 아주 객관적으로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며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지금 당장의 일이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 대통령이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죄를 지은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사건이라는 풀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침몰원인 규명작업도 국내 차원이 아니라 유엔과의 공동조사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책임자를 민간전문인사가 맡도록 하고, 국제적인 전문가들이 명실상부한 공동조사를 해서 공동 보고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원인규명이 이뤄질 경우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 5일까지 "예단해서는 안된다"고 수차례 강조해오다, 지난 6일 "결과가 나오면 북한이면 북한, 군이면 군에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뒤 이제는 "누구도 조사결과를 부인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청와대는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면서 다양한 후속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가지 가능한 결론을 대비해 다양한 대응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유엔이 전문가를 보내 공동조사를 하게 되면 그 결과에 따라 유엔과 공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국제적 공신력을 얻은 공동조사단이 북한이 이번 사고와 연루된 것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대북제재 강화를 위해 미국 등 주변국과의 공조는 물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방안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저도 원인을 짐작하라고 하면 얼마든지 짐작해서 애기할 수 있다"며 "우리는 남북이 분단돼 있는 국경 바로 밑에서 일어난 사건이라서 더 예민하고 더 많은 나라가 이번 사고에 큰 관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과거와 다르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정치적으로 그냥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침착하게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과학적이고 아주 치밀한 객관적 조사 결과를 내야 한다. 그때까지 기다리는 게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다"고 당부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침몰원인과 관련해 대통령의 생각은 여전히 정중앙에 있다"며 "(죄를 지은 사람이 인정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발언이) 사고발생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다고 하면서 한 발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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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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