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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스윗스팟' 또 다른 위기의 전조?

뉴욕증시 안도감 극에 달해..증시 오르는만큼 불안감도 커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최근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그로스 펀드의 케이스 고다드 공동 매니저는 1만1000포인트 돌파를 앞둔 다우지수를 '스윗 스팟(Sweet Spot)'이라는 표현으로 설명했다. 다우지수가 싸지도 않지만 과하게 비싸지도 않아 더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여전히 다우지수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윗 스팟'이라는 달콤한 단어 하나로 '안도'해도 된다는 주장을 펼친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안도감에 도취해있을 때 증시가 폭락하는 역사는 늘 반복돼왔다.

1990년 후반 '뉴 이코노미(New Economy)'라는 단어의 등장 후 뉴욕증시는 닷컴 버블을 겪었고, 2003년 '골디락스'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 홍역을 치뤘다. 서브프라임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다시 스윗 스팟이라는 또 다른 극단적인 안도감을 나타내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위기의 전조가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증시 분위기는 금융위기 후 절정을 구가하고 있다. VIX나 VKOSPI 등 일명 공포지수의 추락이 보여주듯 모두가 증시의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으며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는 코스피 지수의 2000포인트 재돌파 전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이 주식시장 강세를 떠받혀줄 정도인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현재의 주식시장 호황이 초저금리 시대의 유동성이 만들어낸 머니게임의 장으로 변질돼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를 지울 길이 없기 때문이다.


머니게임의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오르는 종목만 오르는 현실이다. 뉴욕증시에서는 애플이 지난해 3월 이후에만 180% 이상 오르며 월마트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진입하고,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상위 종목들이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시장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다. 큰손들이 주도하는 머니게임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중소형주들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으며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상황에서 코스닥은 폭락하는 양극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일부 종목만의 힘으로 시장이 오르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주도 종목의 상승세가 꺾이기만 하면 시장 전체가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위기설 끊이지 않고 있다.


시장 상승과 상관없이 개인 투자자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의 대규모 자금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도 개인들이 시장에 쉽게 참여하지 못하면서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는 가운데 주가만 오르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벨스키는 최근 뉴욕증시 상황을 두고 자신이 사장을 봐왔던 이래 "투자자들이 가장 주저하는 불마켓(Reluctant Bull Market)"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올해 1분기 S&P500 지수가 견조한 상승한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회의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에는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하나 더 늘었다. 미국 시중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위협하고 있는 것. 국채 금리 상승은 인플레에 대한 우려 뿐만 아니라 추가 국채 발행에 나설 계획인 미 정부의 재정적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채 금리 상승은 미 연준의 긴축과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의존해왔던 글로벌 증시의 호황 국면의 종료로 이어질 수 있다.


유동성이 없어진 상황이 도래할 때 과연 펀더멘털이 시장을 떠받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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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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