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size="157,220,0";$no="2010032922013156572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수십년간 철칙처럼 여기던 좌측통행이 어느 순간 우측통행으로 바뀌었다. '차는 오른쪽, 사람은 왼쪽'이라고 뇌리에 박혔던 것을 이젠 '모두 오른쪽'이라고 한다.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부터 추호의 의심도 없이 행해왔고, 국가에서 그렇게 하도록 교육을 시키고 규칙을 만들어 강제하던 것을 어느 날부터 변경했다.
한강 둔치나 지천의 산책길에서 마주 달려오는 자전거와의 치킨 게임을 면하게 됐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일제시대의 잔재란 것이 왜 이토록 오래 유지됐는지 의아스런 일이다.
보다 최근에는 도로 신호등 체계가 '좌회전 후 직진'에서 '직진 후 좌회전'으로 바뀌었다. 이번에도 기존 것을 바꾸면서 새로운 것이 낫다는 정당성은 들을 수 있었지만 불합리한 것을 왜 그토록 오랜 기간 유지했는지는 설명이 없다.
물론 바꾸면 그만이다. 계단 왼쪽 대신에 오른쪽으로 치우쳐 올라가는 게 전혀 수고스러운 일은 아니다. 직진 후 좌회전을 하는 것이 직진 전 좌회전에 비해 어떠한 불편함도 없다.
다만 그동안 절대적인 진리처럼 따르던 규칙이었고, 그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만들던 많은 표어와 국가적인 명령들이 일순간에 바뀜과 동시에 새로운 규칙의 필요성과 찬사만 늘어놓고 있으니 예전의 규칙과 그것을 준수하던 행동은 과연 무엇이었는지 의문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가을에는 나라 전체가 신종플루에 미쳐있었다. 마치 현대판 흑사병인 것처럼 수만명의 사상자가 생길 수도 있다는 엄포성 발언을 정부 관계자가 내놓을 정도로 공포심을 자극하는 게 일상화된 일이었다.
하지만 당시 한 제약회사의 개발이사는 신종플루 사태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평년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며 봄이 되면 신종플루란 말이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토록 호들갑을 떨던 신종플루는 과연 어떻게 됐나. 백신이 모자라네 어쩌네 하면서 비싼 값에 대량 구매에 나서고 검증도 되지 않은 예방주사를 강제로 맞게 한 조치들에 대한 정당성 여부는 심판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신종플루가 창궐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 않냐면서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은 채 그냥 넘어갈 겁니다"라는 말이 너무나 멋지게 맞아떨어졌지만 국가 전체가 호들갑을 떨었던 당시의 기억까지 묻힐 수는 없는 일이다.
몇 년 전엔 전기를 아낀다면서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의 작동을 정지시켰던 적이 있다. 가뜩이나 이웃과 말을 하지 않은 한국적 스타일에서 2~3초간 문이 열린 채 뻘쭘하게 서있어야 하는 것은 보통 고욕이 아니었다.
따라오는 치한을 피해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었는데 문을 닫을 방법이 없어 치한의 동승을 기다린 셈이 됐다는 얘기까지 회자되면서 닫힘 버튼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저런 논란이 나온 이후 자동으로 문이 닫히든, 닫힘 버튼을 눌러 문을 닫든 전기사용은 매한가지란 얘기가 나왔고 수개월이 흐른 뒤 죄 없던 닫힘 버튼은 다시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수십년간 그런 줄 알고 지키던 규칙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고 수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단어가 기억에서조차 가물가물해진다면 현재를 통제하고 있는 규칙이 언제 또 바뀔 것이며, 현재 믿고 있는 어떤 것이 나중에 얼마나 바보스러운 일로 판명될 지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느 순간부터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덮어놓고 믿는 경우가 많아졌다. 확실한 근거도 없이 확신하고, 남들이 확신하니 아무 의심도 없이 따라 믿는다. 금방 싫증날 일시적인 유행(fad)일지라도 영원할 것처럼 맹신하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이 모든 것도 투자의 세계에 비춰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금이 돌로 변하기도 하며 돌이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호들갑과 맹신도 어디보다 극렬하다.
돈의 잣대. 바뀌지 않을 유일한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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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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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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