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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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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예전보다 빨리 변하고 있다. 또한 예측 불가능한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과 노하우는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한다. 과거와 현재의 확실함이 미래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속담처럼 과거의 성공 요인이 미래의 실패를 야기하는 씨앗이 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에 불투명했던 것이 장래에 확실해지는 것은 아니다. 확실했던 것은 불확실해지고, 불확실했던 것은 여전히 불확실하게 남는다.
말하자면 혼돈의 시대가 전개되는 셈이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확률상 100년 만에 한번 일어날만한 일이 현재 발생한다면 과연 어떤 대응이 가능할 지 곤혹스럽기 그지 없게 된다.
100년 만에 한번 내릴 정도의 강수량에 대비해 초대형 하수관을 만든다든가 100년 만에 한번 발생할 지 모르는 대지진에 대비해서 내진설계 강도를 엄청나게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일인지는 끊임없는 경제적, 정치적 논란거리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것은 그야말로 신의 영역이다. 대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대응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것인지 최근까지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사태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인간세계의 모든 힘과 방법을 동원한다면 -인간이 갖고 있는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일시에 터트린다면- 아이티를 단숨에 파괴하거나 칠레에서 일본까지 쓰나미를 만들어낼 에너지를 만들지 모른다.
하지만 핵전쟁이나 핵위기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갖지 못한 것처럼 그 같은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방도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정도로는 남극 대륙의 빙하와 북극의 얼음이 녹는 것을 막지 못한다. 어쩌면 이산화탄소 배출과 해수면 상승이 어떠한 관계도 없는 데 인간이 잘못된 인과관계를 설정해 무의미한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존 자동차의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카가 떠오르고 있지만 전기와 가솔린의 잡종카는 가솔린 전용차보다 못하다는 진단이 많다.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기존 자동차를 모두 교체하려는 정책적 의도에 의한 것일 뿐 중고차 보상제(cash for clunkers)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린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깨끗한 지구를 위해 풍력, 조력 발전에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연생태계를 망치는 게 아닌지 모르는 일이다.
무한한 공짜 에너지원이라는 태양을 이용한 발전은 다른 쪽에서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재고가 넘치는 가운데 새로운 대체재가 등장했다고 하니 제대로 써먹지도 못한 소재개발에 들인 비용과 산업적 낭비는 오히려 지구환경을 좀먹는 일이다.


2차 전지의 대명사인 리튬이온 전지도 폴리실리콘의 운명과 다르지 않다고 하니 제조업 쪽에서의 기술발전이 과연 선진기술의 진보과정인지 인간이 하는 일의 시행착오를 말하는 것인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제2의 대공황을 거론할 정도로 파장이 큰 서브프라임 사태를 맞아 전세계는 사상초유의 정책수단을 강구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경제를 이끈 핵심정책을 포기하고 입장을 180도 바꾸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았던 ‘세계화’, ‘국제화’를 버리고 ‘자본이동의 제한’을 새로운 기치로 내걸었다.
인플레이션은 80년대 초반 경제의 해악으로 척결대상이었을 뿐만 아니라 90년대 후반의 ‘뉴이코노미’, 2000년 초반의 ‘골리락스’ 등에서도 저인플레가 선(善)이었으나 이젠 고인플레가 필요하다고 하니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는 일이다.


올림픽이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했지만 세상을 사는 것은 그 이상이다. 각본이 없는 것은 물론이요 감독도 선수도 관중도 구분되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드라마. 전쟁이라고하면 힘들겠지만 역동과 기회로 보는 자에게는 희망이 넘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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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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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기자 j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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