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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성패 '하는 것'보다 '안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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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개인 투자자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사모펀드가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서다.


전설적인 사모펀드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뉴욕증시 입성을 추진중이고, 경쟁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역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블랙스톤과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가 상장했고, KKR이 IPO에 성공하면 몇 개 사모펀드가 증시 상장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리츠와 투자은행이 공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의 IPO 움직임도 개인 투자자에게는 일회적인 이변으로 비쳐질 뿐이다. 이들의 재무 구조는 일반적인 기업과 크게 다르고, 거래 실적도 전무하기 때문.


반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사모펀드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번지고 있다. 사모펀드는 지난 수십년간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실적을 올렸고, 상위권 사모펀드는 인수 기업의 주주 가치를 현격하게 높이기도 했다는 얘기다.

투자 성과를 인정하더라도 사모펀드를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결론 내리기에는 걸리는 사실이 적지 않다.


3년 전 포트리스와 블랙스톤의 IPO는 사실상 증시 고점을 알리는 신호였다. 상장 당시 포트리스를 매입한 투자자는 지금까지 75%에 이르는 손실을 봤고, 심지어 첫 2년간 손실은 95%에 달했다. 블랙스톤 역시 주가는 IPO 이후 반토막이다.


사실 KKR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IPO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는 것이 아니라 '소속'을 유로넥스트 암스테르담에서 뉴욕증권거래소로 옮기려는 것이기 때문. 반면 아폴로는 자본 조달을 목적으로 한 경우다.


KKR이 뉴욕으로 이전하려는 이유가 뭘까. 회사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유동성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리고 유동성은 곧 내부자가 좋은 가격에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된다. 내부자가 팔려는 주식을 매입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대개의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사모펀드도 경기순응적인 성격을 가진 산업이다. 경기 향방과 산업의 부침이 일치한다는 얘기다.


모르는 곳에 투자하지 말라는 투자 격언에 비춰 보더라도 사모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매입하기에 리스크가 상당하다. 비즈니스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사모펀드의 이익은 일반 기업의 실적과 개념이 다르다. 특정 시점의 부채와 자산 가치 평가액은 해석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비즈니스 환경이 사모펀드가 전성기를 누렸던 80년대나 90년대와 크게 달라졌다는 사실도 지나치기 힘든 부분이다. 런던의 금융 리서치 업체인 프리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사모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9500억달러에 이른다. 10년 전에는 2220억달러, 90년대 초반에는 500억달러에 불과했던 자금 유입이 최근 몇 년 사이 홍수를 이룬 것.


10년 전까지만 해도 사모펀드 업계의 경쟁이 살벌하지 않았고, 목표물을 정확히 겨냥해 거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수요와 공급 법칙은 매우 단순하다. 공급이 늘어났다는 것은 수익 창출이 간단치 않다는 얘기로 연결된다.


가끔은 투자를 단행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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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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