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숙혜 기자] 지난해 미국 금융권의 보너스는 2008년에 비해 17% 증가했다. 금융위기로 혈세를 구제금융에 밀어 넣고도 고용 한파와 소득 감소에 시달리는 미국인의 눈에 월가의 보너스 잔치가 곱게 보일 리 없다.
배당과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자의 입장은 다를까. 두 가지 측면에서 투자자 역시 월가의 두툼한 보너스를 용인하기는 힘들다.
지난 10년간 월가의 보너스 증가율과 금융주 투자수익률을 연율로 환산, 비교하면 투자자는 배신감마저 느낄 지경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10년간 직원 보너스를 연율 기준 15% 올렸다. 같은 기간 투자 수익률은 6.9%를 기록, 보너스 증가율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모건 스탠리의 투자자는 10년간 연율 기준 -4.9%의 손실을 본 데 반해 임직원은 7.7%씩 보너스를 인상했다. JP모건도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보너스 증가율은 10.9%로, 투자수익률 1.2%의 9배에 달했다.
비금융 업종의 블루칩도 주주보다 임직원이 먼저였다. 지난해 말까지 10년간 연율 기준 판매관리비용 증가율과 주식 투자수익률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된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판매관리비가 0.7% 증가한 데 반해 투자수익률은 -0.6%로 저조했다. 존슨앤존슨 역시 연평균 판매관리비 상승폭(6.3%)이 투자수익률(5.4%)을 웃돌았고, 코카콜라도 판매관리비가 연율 기준 3% 상승한 데 반해 투자수익률은 2.2%에 그쳤다. 프록터 앤 갬블(P&G)은 2개 수치가 각각 7.8%, 3.4%로 더 큰 격차를 보였다.
골드만삭스의 이사를 지낸 리온 쿠퍼맨 오메가 어드바이저스 대표의 말이 새삼 의미있게 다가온다.
"돈을 벌려고 월가에 투자를 한다고? 월가에서 돈 버는 사람은 투자자가 아니라 여기서 일하는 금융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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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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