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미래 경쟁력 약화 우려에 따른 결단
$pos="L";$title="이건희 전 회장이 떴다?";$txt="";$size="148,230,0";$no="2010022310142523881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이건회 회장 복귀는 삼성전자 관계자가 전한 이건희 회장 본인의 말에서 그 배경을 읽을 수 있다. 이인용 부사장은 "2월 중순부터 도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은 상당했다"면서 "투자결정 등 경영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회장 역할에 대한 아쉬움이 이 회장에게 복귀를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10년 내 삼성의 대표 제품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면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앞만 보고 가자"고 답했다고 이 부사장은 전했다. 이 회장의 복귀는 그 자신은 물론 삼성그룹 전체가 공감하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삼성, 지속적으로 성장은 하지만...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 해 사상 최대인 매출 136조2900억원, 영업이익 10조9200억원의 쾌거를 거뒀다. 휴대폰, TV 등 주력 상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현 주소를 바라보는 경영진들의 생각은 ‘위기’ 그 자체다. 불투명한 글로벌 경제 환경의 암울한 현실에서 삼성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향타가 아쉬운 상황인 것이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삼성은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추진력이 크게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회장 퇴진 후 외형적으로는 사장단협의회와 산하 3개 위원회(브랜드관리위원회, 투자조정위원회, 인사위원회)가 그룹의 컨트럴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 협의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진단, 물산업 미래 등 거시적인 논의가 주류를 이루면서 그룹의 현안을 심도깊게 논의하는데 한계를 보여왔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미래에 대한 대비라는 것은 결국 당장 올릴 수 있는 수익을 일부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매 분기와 연간 실적으로 평가받는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는 요구하기 어려운 덕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그룹 인사는 “과거에는 이건희 회장이 그룹 비전에 대한 큰 방향을 제시하고 비서실과 전략기획실 등이 이를 구체화하면 계열사들이 즉각 실행에 옮겼다”면서 “하지만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에는 이같은 스피드 경영이 불가능해졌다”고 컨트롤 타워 부재를 아쉬워했다.
이건희 회장 복귀는 결국 컨트롤 타워의 재건으로 삼성의 미래에 대한 해법이 보다 명확하게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안개속에서 헤매고 있는 삼성의 항로를 재건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삼성측 관계자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한 삼성의 미래 경쟁력 약화 우려에 따른 결단을 내린 것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부친의 뒤를 이어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이건희 회장은 그 존재만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 이사가 아닌 회장으로 복귀하는 것이지만 왕의 귀환은 그 자체로 삼성은 물론 한국 경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했던 말처럼 우리 모두 다시 앞만 보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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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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