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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에너지절약에 나선 이유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불교계가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에너지절약에 나서 화제다.


20일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최근 충남 공주 마곡사(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주지 원혜 스님)에서는 건물 단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스님들이 신도들과 함께 흙 반죽을 해서 틈새를 직접 메우는 작업을 했다. 이는 지난 2월 25일 에너지시민연대 주최로 마곡사 열렸던 '사찰 에너지 절약·자립을 위한 워크숍'의 후속 조치다.

전문가들은 "나무와 흙으로 지어진 사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의 수분이 증발하고 수축하게 되는 성질로 인해 흙벽과 나무기둥 사이가 벌어져 에너지 손실이 많은 구조" 라고 말한다. 틈새를 손쉽게 막겠다며 비닐이나 실리콘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방법은 결국 상태를 더 악화시키므로 흙과 헝겁을 이용해 메우는 일부터 시작하는게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마곡사는 이같은 조언에 따라 전통 한옥 구조로 지어진 오래된 사찰의 열 손실을 보완하고 단열 보강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마곡사가 에너지절약에 나선 데에는 한해 에너지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곡사의 경우 2009년 한해동안 전기요금이 5108만350원, 난방용 기름(등유·경유)값이 4071만3100원, 취사용 가스요금이 416만7000원으로 그 합계가 9596만450원이나 된다. 여기에 4대의 차량 유류대 4064만5102원까지 더하면 연간 에너지 비용이 1억3285만5252원으로 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마곡사는 이번에 틈새 메우기를 통해 난방열 손실이 컸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전기 에너지 30%, 난방 에너지 40%, 취사용 에너지 30%를 줄인다는 목표에 한발 다가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곡사는 한발 더 나아가 '백범 김구선생 은거 기념관' 건물도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개축할 예정이다. 무너진 흙벽과 나무 사이 틈새 메우기와 2중 창호 설치로 단열을 보완하고 냉난방 기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건물의 외형적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오래된 산사 공간이 갖는 에너지 손실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5월 1일 열리는 실록축제도 체험형 환경 교육 행사로 준비한다. 로켓스토브(적은 양의 나무로 큰 화력을 내는 도구), 셰플러 태양열 조리기 등 에너지 절감형 취사도구 체험기회를 마련하고 마곡사 경내에 산사 에너지학교를 만들기로 했다.


에너지시미연대측은 에너지자립 사찰만들기 프로젝트를 마곡사를 필두로 갑사, 광덕사, 관촉사에서도 잇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에너지 비용 때문에 매년 가을이면 우선 수천만 원의 은행 빚을 내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초파일 수입으로 변제하고 있다는 어느 작은 사찰 주지스님의 고민이 충격이었다"며 "불교계와 함께 에너지절약·자립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실천, 점검하면서 에너지 자립 사찰의 모범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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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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