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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돼지는 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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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 돼지는 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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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2008년 7월 '돼지가 날 수 없는 이유'라는 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뉴스위크는 남유럽의 포르투갈,이탈리아,그리스,그리고 스페인을 '돼지들(PIGS)'로 지목했다.뉴스위크는 독일 등 '민첩한' 경쟁국들이 해외 사업을 벌여 수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데 반해 이 나라들은 뒤쳐져 있는 탓에 이른 별명을 얻었다고 꼬집었다.


뉴스위크는 이 나라들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고, 아웃소싱하며, 신흥시장에 물건을 팔아먹는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반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북유럽 국가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기술수준은 높지만 임금은 낮은 헝가리나 체코 등 동유럽 국가로 이전하고 이어 공장을 중국으로 옮겨 신흥시장 수출을 늘렸다. 독일은 세계화도 추진했다.덕분에 독일과 같은 '뜨거운' 경제는 3%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반면,남유럽 4개국은 임금격차는 적고,공장 해외이전도 안되는 데다 무역의 대미의존도가 높았다.그결과 성장률은 이태리는 2.5%에서 0.3%로, 스페인은 4.6%에서 2.7%로 주저앉았다.


칼럼니스트 패트리 뷰캐넌은 더 가혹한 비판을 한다.그는 9일자 칼럼에서 이들 4개국을 '유럽의 파산한 돼지들'이라고 신랄하게 비꼬았다.그는 이들이 파산한 이유로 극빈자에 대한 넉넉한 복지혜택, 후한 실업급여와 의료보호, 조기 은퇴와 두둑한 연금을 지급한 신 사회주의주 국가라는 점,인구의 급속한 노령화,세계화 등등을 꼽았다.

물론 이 나라들은 우리가 왜 PIGS에 들어가냐고 항변하고 있다.그렇지만 이 나라들은 경멸이 뒤섞인 별명을 쉽게 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 엄청난 재정적자,국가부채, 높은 실업률 등의 부담은 이 나라들을 비계살이 축처져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굼뜬 돼지'로 전락시켜버렸다.


국민은 일은 적게 하면서 돈이 많이 쓰고, 정부는 그 돈을 대 줬으니 곳간이 거덜나는 일은 당연하다.이 4개국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채권을 찍고, 또 원금상환을 하기 위해 다시 채권을 찍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규모가 지난 해 6월 말 기준으로 이탈리아가 120.6%,포르투칼 88.2%,스페인 58.9%,그리스 126.7%로 불어났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빚을 갚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려면 독일의 두배수준의 금리를 줘야 하는 데 그럴 경우 국내 긴축이 뒤따르게 마련이어서다. 그렇게 한다면 이 힘없는 돼지들을 사지(死地)로 모는 꼴이 된다.이것이 바로 이 나라들의 부도설의 근거이며,세계 금융시장 요동의 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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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들 4개국의 항변은 가당치 않다. 오히려 '돼지들'이라는 별명은 점잖다. 아니 아일랜드 출신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표현대로 '새끼를 잡아먹는 암퇘지'라는 말이 딱 맞다.흥청망청 쓰고 후세대에 빚만 잔뜩 물려줬으니 욕을 먹어도 싸다.


요즘 국내에서도 나라빚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경기부양을 위해 정부 돈을 쏟아붓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써온 탓이 크다.물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우리의 재정상태는 양호하다 "며 국민을 안심시켰다.실제로 재정적자는 GDP의 5%, 국가채무는 35%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75~80%에 비하면 꽤 좋은편이다. 그러나 근년들어 부채가 빨리 늘었다는 점, 공기업 등의 부채 또한 적지 않다는 점 등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후대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그래서 우리가 하고 있는 많은 걱정들이 결국 '기우'였다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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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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