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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금융규제 격론장 연출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27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 40회 세계경제포럼에서는 금융개혁을 둘러싼 규제책임자들과 금융권 관계자들 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연출됐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지도자들과 일부 경제학자들은 보다 급진적이고 구조적인 금융권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금융업계 수장들은 지나친 규제가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 규제 당국의 강한 개혁 의지 없이는 개혁안이 표류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개혁 세력과 반개혁 세력 간의 논쟁의 중심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제안한 금융규제 개혁안이 자리한다. 지난 주 오바마 대통령이 '현대판 글래스 스티걸법'이라 불리는 강도 높은 규제안을 내놓으면서 금융규제가 다보스 포럼의 핵심 아젠다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특히 오바마 대통령을 거들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규제되지 않는 자유시장 중심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시장은 항상 옳다는 생각에 다른 개입의 여지를 차단하면서부터 세계화는 통제 불능 상태에 빠져들었다"며 "금융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개입 없이는 총체적인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의 투기와 자기거래를 금지하고자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안이 옳다"고 덧붙였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헤지펀드의 대부'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도 오바마 대통령의 규제 개혁에 저항, 금융개혁의 요청에도 묵묵부답인 은행권을 비판했다. 그는 "예전 시스템은 이미 망가졌다"며"국제 금융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글로벌 규제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서두르는 것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규제정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규제개혁을 천천히, 시간을 두고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소로스는 "은행권이 아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은행 업무를 분리하고 금융권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밖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도 금융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만으로는 규제가 충분치 않다며 한 발 나아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를 분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반면 은행권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영국 바클레이스 은행의 로버트 다이아몬드 행장은 다보스포럼 토론에서 "은행을 규제하고 은행 업무를 축소하는 것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며 "오히려 이는 글로벌 무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은행의 역할에서는 은행이 고객들을 대신해 지는 리스크와 은행 그 자신이 지는 리스크를 구별하는 일이 쉽지 않다"며 "리스크 없이는 은행업계도 없기 때문에 은행의 트레이딩과 리스크의 역할에 대해서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리스크, 특히 국경을 넘는 리스크를 지려는 은행의 존재는 고용시장과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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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즈 뱅킹 그룹의 피터 레빈 회장도 "더 이상의 규제는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시했고,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은 "과도한 규제는 모두를 패자로 만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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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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