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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무너진 사회 교육을 다시 세우자 16]겉치레보다는 실용위주..교육체계도 바뀐다 16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자리..실용 교육으로 일구는 꿈들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소공동 롯데호텔의 꼭대기 35층엔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이란 레스토랑이 있다. 요리사 피에르 가니에르는 '요리계의 피카소'라고 불리기도 하는 존재. 피에르 가니에르 체인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프랑스 식당이다.

지난 14일 만난 황정인씨는 이곳에서 어시스턴트 쿡(Assistant Cook)으로 일하고 있다. 스물네 살 나이에 세계 최고 수준의 레스토랑에서 일하게 된 그는 전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던 것이 가장 결정적인 선택이었다고 했다.


◇인문계 갔으면 요리사 못 했을 것= 그는 인문계 고등학교 대신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한국조리과학고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때,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

그 역시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외국으로 유학하는 방법도 고려해봤다. 하지만 일찍 현장에서 공부하고픈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결국 황 씨는 고입 연합고사를 아예 치르지 않았다.


그는 "인문계로 갔다면 요리의 길로 들어오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했다. 더 어린 시기에 진로를 확실히 정하고 기본기를 익힌 것이 중요했다는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면서도 고등학교에서의 공부가 가장 중요한 디딤돌이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국조리과학고에서의 수업은 철저히 실습 위주였다. 1학년 한식ㆍ제과ㆍ제빵, 2학년 양식ㆍ전통한식, 3학년 고급양식ㆍ일식ㆍ중식 순으로 요리를 차근차근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었다. 뛰어난 선생님들이었고 학생들의 열의도 넘쳤다.


황씨는 설탕공예나 과일조각 등의 잔잔한 기술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스스로 공부할 정도로 학교 분위기가 요리에 흠뻑 젖어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주는 것을 모두 흡수하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학교 교육이 내실 있고 체계적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김포대학으로 진학한 후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는 과정도 있었기에 황씨는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요리는 몸에 배어있는 숙달된 기술이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의 반복된 수련이 참 소중했다고 황씨는 말했다. 학교 같이 다녔던 친구들도 유명 호텔과 고급 식당에서 많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조리과학고의 김영운(54) 조리부장은 "실습 위주로 교육하면서 현장에 맞는 사람을 기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를 포함한 많은 교사들이 호텔 식당 주방 등지에서 오랫동안 일했을 뿐더러 현직 요리사들을 교사로 활용하는 겸임교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실용 기술교육 바탕으로 대기업으로= 황씨처럼 실용적인 공부를 바탕으로 꿈을 가꾸어 가는 경우는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36명의 전문계고 졸업생을 신입사원으로 뽑았다. 그룹 차원에서는 삼성전기 등을 포함해 모두 81명이 채용됐고 최근 3년간 모두 233명이 입사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25명을 채용했다. 대기업들이 정교하면서도 숙련된 기술을 가진 기능 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기능인력의 대기업 채용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측은 "전문계 고등학교 기능반에서 훈련 중인 학생들은 매우 우수한 인적자원"이라며 "기업체와의 기능장려협약체결에 더 힘 쓰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를 중심으로 취업지원에 나서고 있고 지금까지 모두 80여개의 기업체와 협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공단 관계자는 또 최근 해마다 채용 인원이 늘고 있어서 기업체들이 현장 교육을 받은 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마이스터고' 데려갈 인재를 기르겠다= 현장에서 실용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찾는 상황이 정부가 준비한 대안과 잘 맞물릴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하다. 정부가 공들여 준비한 방안은 다름 아닌 '마이스터고'.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도 강하게 실려 있는 마이스터고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은 간단하다. '길러놨으니 데려가라'는 태도에서 '데려가게 기르자'로 발상을 바꿨다는 것이다. 실질적인 교육을 통해 산업체에서 고용하고 싶은 인력을 배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실업계 고등학교를 단순히 개선시키는 수준을 넘어서 학교와 업체를 미리 연계시켰다. 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을 배운 학생이어야 기업체들이 채용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교육 과정에 업체의 의견을 반영한다. 맞춤식 교과서 제작도 진행 중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충북반도체고등학교의 경우 업체에서 실험실 장비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을 받게 될 업체들이 그만큼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2대1 수준이던 입학 경쟁률이 3.5대1로 크게 높아졌고 소신 지원하는 경우도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며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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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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