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하는 직장인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유명 대기업에서 일하는 박진호(가명ㆍ31ㆍ남)씨는 아침마다 영어학원에 다닌다. 안산에 사는 박씨는 7시에 시작하는 수업을 위해 매일 5시에 일어난다. 계속 영어를 안 쓰면서 회사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스스로 영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의 동료들도 쉬쉬하면서 다들 다니는 눈치다. 전날 술자리라도 있으면, 학원에 빠지기도 한다. 빠지면 돈이 아깝고, 다니면 피곤하지만 영어를 포기할 수는 없다.
#은행에 근무하는 강은지(가명ㆍ33ㆍ여)씨는 AFPK(재무설계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승진하는 데 도움이 되서다. 평일에는 한 시간 정도 꾸준히 공부 하려고 노력하고, 주말에 하루 도서관에 간다. 8과목 중 4과목을 통과했다. 고객과의 대화를 위해서는 상식을 넓혀야 하기 때문에 신문ㆍ책 읽기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회사 안에서 참석해야 하는 연수나 교육도 많다.
#외국계 생명보험 회사에 다니는 진성희(가명ㆍ31ㆍ여)씨는 적어도 일주일에 사흘은 야근이 없다. 정확하게 화, 수, 목요일에는 야근을 할 수 없다. 서강대 '프로 MBA' 과정을 일과 병행하기 때문이다. 일을 남겨두고 퇴근할 수도 없어서 학교에 가야 하는 날은 늘 정신없이 바쁘다. 회사에서 학교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이동시간만 하루에 3시간이 넘는다. 승진에 필요한 과정은 아니다. 4학기에 걸쳐 3500만 원이 넘는 등록금도 스스로 충당할 예정이다.
셀러던트(saladentㆍ공부하는 직장인)가 진화 중이다. 영어 학원과 각종 자격증에서 MBA까지 직장인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승진, 자기계발, 인맥 형성 등 다양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종 목적은 성공, 혹은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 영어는 기본 = 종로 파고다 어학원의 원어민 강사 존스(Charles Jonesㆍ32ㆍ남)씨는 "시기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방학이 아니면 새벽 회화반의 90% 이상이 직장인"이라고 전했다. 종로의 다른 어학원 관계자는 "새벽반 같은 경우에는 거의 100%가 직장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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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익(TOEIC)위원회에 따르면 토익 응시자 중 '학생'이 아닌 '일반'의 비율이 지난 2007년 42.3%에서 지난해 46%로 증가했다. 토익은 지난 2006년 뉴토익으로 개정된 후 학생과 일반으로 응시자를 구분하고 있으며, 일반 응시자 중에서는 직장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박진호씨는 "영어가 승진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며 "승진이 아니라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고 말했다. 결국 언젠가 업무에서 쓸지 모르고, 언제 유학이라도 갈지 모르기 때문에 영어는 항상 게을리 할 수 없다는 것이 김씨가 영어를 배우는 진짜 이유다.
◇ 한국형 MBA(경영전문대학원) 급증 = 한국 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국내에 MBA과정을 개설한 대학의 수가 지난 2005년 2곳에서 지난해 10곳으로 급증했다. MBA과정을 수강하는 학생 수도 357명(2005년)에서 3587명(2009년)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MBA과정을 개설한 대학의 수와 학생 수가 함께 늘었다는 것은 국내 대학의 MBA에 다니기를 원하는 학생들의 수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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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희씨는 MBA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을 만나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승진하는데 필요 하지는 않지만, 조직생활 하는 사람으로서 도움이 될 수 있고 경영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점"이 MBA가 가진 매력이라고 밝혔다.
'MBA in Korea'의 저자 김한종(37ㆍ남)씨는 "외국 MBA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기혼자는 안정적인 생활환경이 보장된다는 것"을 국내 MBA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또 "글로벌 시장에서 일 할 거라면 외국 MBA가 더 적합하겠지만, 그게 아니라 국내에서 계속 일할 생각이라면 국내 MBA가 인맥을 형성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취업전문 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지난 2008년과 지난해 모두 직장에서 일하면서 교육을 받거나 공부를 하는 샐러던트의 비율이 50%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MBA가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직장생활 하다 보면 생기는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가 예전보다 많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이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무한경쟁시대가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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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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