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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무너진 사회 교육을 다시 세우자⑮]잠자는 여성 노동력, 교육으로 깨워라 ⑮

주부 교육이 대한민국 미래경쟁력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국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세계적으로 최하위 권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의 직업교육 프로그램이 현저히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OECD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4.7%로 평균(61.3%)보다 6.6%포인트 낮아 조사대상 30개국 가운데 28위를 기록했다.OECD 가입국 중 우리나라보다 낮은 곳은 터키(26.7%)와 멕시코(43.4%) 정도였다.

조사결과 특히 고학력 여성들의 취업률이 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여성들이 노동시장 재진입을 포기하는 현상도 심해 고급인적자원의 유실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신감 증진 프로그램이나 시설 구축 등의 인프라 구성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구청 센터는 시간낭비에요."=경기도에 사는 주부 김모(35ㆍ여)씨는 구청 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여성교육과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화센터는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커다란 강의실에 젊은 주부부터 할머니까지 한데 모아놓고 교육을 한다"며 "수준에 맞는 강의는 기대도 할 수 없고 있어봐야 초급, 중급 정도"라고 지적했다.


여성회관에서 제과 제빵과정을 배운 최모(46ㆍ여)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최씨는 "자격증을 따면 취업이나 창업이 된다고 해서 두 달간 배웠다"며 "그러나 창업의 높은 비용과 취업의 좁은 문을 실감하고 결국 교육을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교육과 이어지는 실무적인 연계가 전혀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 말 기준 현재 주부나 여성 대상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전국여성인력개발센터는 51곳이고 전국 여성 회관은 139곳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광역시나 도 단위 아래의 자치단체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교육은 단순한 취미나 교양 교육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여러 여성교육훈련기관에서 제공되는 교육훈련 서비스가 유사한 과정이 많고 전문화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지난해 여성부에서 발표한 여성 재교육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는 여성들의 취업 욕구에 대한 세밀한 분석의 부재와 해당 지역의 여성인력 수요에 대한 파악 미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찾아보면 교육 과정은 있어=하지만 모든 주부 교육이 이런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여성능력개발원 등에서 기존 교육의 단점을 보완한 과정을 하나씩 내놓고 있다.



개발원 총괄사업부의 김영미(39ㆍ여)과장은 "기존의 교육 과정을 보완하기 위해 취업준비, 자격증 취득, 심화 교육의 3단계로 세분화 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취업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주부들에게 준비 단계를 충분히 교육 시켜준다면 이후의 과정은 자연스럽게 풀려 나간다는 것.


특히 유망직종인 경력개발설계사나 편집 오퍼레이터 과정의 경우 20명 모집에 70명 이상이 지원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나 김 과장은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는 주부들이 부족한 현실을 언급했다.


김씨는 "조금 어렵지만 세무사 교육 과정 같은 경우 단체와 협약이 돼있는 상태라 자격증이 바로 취업과 연결 된다"며 "아직까지 수료자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숨지었다.


취업지원실 서정희(47ㆍ여)직업상담사는 "주부들이 쉽게 일하려는 경향만 버린다면 얼마든지 취업에 성공 할 수 있다"며 취업 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주문했다.


또 "사기업의 나이제한 완화나 교육 진행의 가장 큰 걸림돌인 육아와 교육비 지원에 대한 보완책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 역시 “취업과 연계되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의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 기간을 버틸 수 있도록 당사자들의 노력과 주변 사람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은진 한국 여성 정책 연구원 박사는 "문화센터 등은 직업 교육을 목적으로 한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인프라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 증진 프로그램이나 시설 구축 등의 인프라 구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또 "지난해부터 여성능력개발원 등이 직업교육 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일정 부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하지만 개발원은 레저ㆍ교양 교육 기관에서 직업 교육기관 변화되는 과정이라 노하우가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노하우가 있는 여성인력개발센터들은 환경이 열악한 편"이라며 정책적 뒷받침을 주문했다.


아울러 취업 교육에 도전하는 주부들에게 "눈높이를 낮추고 지속적인 노력과 경력개발의 밑그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봉사는 경력 관리의 시작이죠."=남부여성발전센터의 취업설계사 정현숙(47ㆍ여)씨는 개발원 출신의 취업 성공자 중 한 명이다. 정씨는 교육 수강 전 직업 상담사 자격증을 미리 취득하고 교육 과정 진행 중 취업이 됐음에도 교육과정을 끝까지 수료했을 정도로 열정적인 수강생이기도 하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은행에서 9년간 근무했던 그녀는 가사일로 인한 퇴사로 15년 이상의 경력 공백이 생겼다.



정씨는"서울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생 봉사 상담을 3년간 했고 사이버 학생 상담 튜터도 3년간 했어요"라며 봉사활동과 경력 관리를 동시에 진행한 노하우를 소개했다. 직업 상담사로 입지를 다져서 사기업 컨설턴트로 진출하는 것이 1차 목표로 현재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도 휴가를 내고 MBTI(성격유형검사) 교육을 받고 있는 정씨는 "밤에는 MOS 마스터 과정을 듣고 있고, 이번 봄에는 이대평생교육원에서 사회복지사 과정을 수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씨는"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맞춰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접근하라"며 "가족의 도움과 지지가 없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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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기자 jiseo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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