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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대전망]2010년 원·달러 "신만이 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3분 20초


[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금융위기에 놀란 가슴을 다독인 외환시장이 올해는 어떻게 변할까.


지난해 연초 3월위기설로 불안했던 투자심리가 진정되고 펀더멘털 개선과 국내외 시장의 회복 기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차츰 하락했다.

3월초 1150원대(3월6일 장중 1597.0원)로 급등했던 환율은 점차 안정세를 나타내며 지난 11월17일 1140원대로 급락했다가(11월17일 1149.7원) 12월들어 1180원대로 하락했다. 연초 고점대비 447.3원, 28%가 빠진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글로벌 달러약세와 국내외 수급 및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아직 각국의 출구전략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과 한국 금리 인상을 비롯한 여러 요인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의 향방에 대한 세가지 시나리오를 짚어봤다.


1. 환율 지금보다 100원 정도 하락한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일단 국내 펀더멘털의 튼실함을 기본으로 꼽는다.


한국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9%에 달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 돋보이는 회복세를 나타냈다. 지난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불과 4개 분기만에 플러스로 성장률을 되돌린 셈.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가 5% 성장률을 시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한국 경제의 강한 체력이 미 달러의 약세 기조와 맞물릴 경우 원화 절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증시의 FTSE지수 편입에 이어 채권시장이 WGBI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하락 전망을 하면서도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1100원대 후반에 머물고 있는 환율이 내려간다해도 1000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폭이 대략 100원 안팎인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 1130원에서 하반기 107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 미 재정수지 적자 문제, 기축 통화 대체논의 등 달러화 약세 요인이 우세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경상 및 자본 수지 흑자로 인한 달러화 공급우위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소 역시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및 달러 가치 약세 지속 등으로 원·달러 기조는 올해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기관을 비롯해 환율 하락 전망을 한 시장참가자들은 아직 세계경제 회복세가 따라주지 못할 경우 다시 침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올해도 위협 요인이 도사리고 있음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 상승 후 1150원대 레인지 유지


환율이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오히려 오를 수 있다. 그동안 달러 캐리트레이드 유입으로 환율이 하락했던 부분이 내년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캐리 청산 가능성, 미 경기회복세 지속 등으로 1200원대까지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두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여부다.


그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했던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 될 경우 전세계에 풀린 달러가 미국으로 회귀함으로써 국내 수급이 달러 공급 우위로 가더라도 환율 하락을 제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금리 정책으로 활발히 움직였던 달러 캐리트레이드가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청산되면서 자산가격 급락과 달러 유동성 부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저금리로 이뤄졌던 달러 캐리 트레이딩이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과 하반기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약화될 경우 글로벌 달러가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수급 자체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가능성 등으로 공급 우위지만 달러 강세가 나타날 경우 캐리트레이드가 엔화, 스위스프랑 등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환율의 일방적인 하락은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도 내년초 1200원선으로 올라섰다가 차츰 1100원대로 하락한 후 1150원 중심의 박스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미 외환시장에서 그동안 글로벌 달러 약세를 반영하면서 달러 숏포지션이 깊어졌다는 점도 달러약세의 가장 큰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출구전략으로 조금씩 가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도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에 달러가 유입될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올 2월1일부로 미국의 통화스왑 종료 등 통화정책보다 긴급 유동성 지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출구전략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달러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환차익을 바라기 힘든 1100원 밑에서 외국인 주식자금이 들어올지 여부도 의문이고 1.42달러대까지 간 유로달러 환율이 재차 1.50달러대로 갈지도 알 수 없다"며 "1190원대 갈 경우 네고 물량이 오히려 부족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1190원 위에서는 당국의 (달러매도) 개입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 더블딥 발생시 환율 천정은 없다


언제나 최악의 사태는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금융위기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해외시장에서 잠재적 불안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더블딥이 현실화 될 경우 외환시장이 또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권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2조 달러 규모의 커버드 본드가 '부정적 관찰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유럽시장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가시고 진원지가 유럽으로 옮겨 갈 경우 파장이 더욱 클 수 있는 상황.


만약 올해 유럽권을 위시해 베트남 등 신흥국까지 악재가 잇따를 경우 시장참가자들이 급격히 유로를 던지고 달러화를 사들일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1.42달러대인 유로달러 환율이 2008년말과 지난해 3월초 수준인 1.25달러대로 추락할 여지가 있다. 다만 더블딥이 발생할 시 달러로도 안심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결국 금으로 발길을 돌려 금값이 온스당 1300달러 이상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기의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각국이 급격히 재정지출을 늘린 점도 불안요인이다. 올해도 두바이사태, 그리스 재정 위기 등과 같은 국지적 쇼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있지만 각국의 유동성 지원을 통한 대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한성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국지적 쇼크는 계속 발생할 것이나 글로벌 쇼크로 발생하기 전에 국가 내부와 국제적 협력을 통한 경계 태세가 형성돼 파국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각국이 그동안 쏟아부은 재정금융 확장 정책도 올해 말이면 한계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이를 더이상 쓰지 못할 때 더블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교수는 "더블딥 발생 가능성은 약 30% 정도로 보고 있지만 발생한다면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기업가나 정책당국자는 이같은 가능성을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블딥 발생시 원·달러 환율의 천정은 IMF 외환위기 당시의 2000원 고점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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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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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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