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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세종시'...논란 불 지피자 부동산은 다시 '꿈틀'"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일단 세종시가 표면 위에 떠오르면서 매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를 찾았다.

"세종시 원안 추진은 국민의 염원, 국민을 우롱한 정부는 물러가라"


들어서는 입구부터 자못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어떤 국민들이 원하는 사항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정부의 현 방침이 이곳 주민들에게 그리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근 공인중개소를 찾아 들어가자 험악한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들었다. 세종시의 문제가 불거지면 불거질수록 해당 지역 주변 집값, 땅값 문의가 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한 최근 들어 전세입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통에 불이 난다. 땅값이나 집값을 묻는 사람들이 줄 섰다. 그렇다고 거래가 있는 건 아닌데도 관심은 더 커지는 것 같다."


인근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조치원 GS자이' 앞에서 공인중개소(GS자이공인)를 운영하고 있는 최수진 소장이 말한 세종시 주택시장의 단면이다. 조치원 자이의 경우 분양가 등의 문제로 기계약자들이 잔금 납부를 포기하면서 1429가구의 절반(6~10,11,12층) 가량을 분양가에서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이곳(108.9㎡) 전세보증금이 6000만원에서 현재 7000만원까지 1000만원이나 더 올랐음에도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곳의 매매가는 1억7500만원으로 전세가가 매매가의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최 소장은 "현재 1~5층까지 전세를 받고 있는데 거의 다 나간 상태"라며 "대전 등에서 전세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이 아파트의 1~5층을 3년뒤 되찾아오는 조건으로 하나은행에 통매각했다. 이에 전세민 만을 받고 있는데 가격이 올라도 수요자가 많아 매물이 없다. 매매도 1억7500만원에 되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집이 나가고 있으며 매물은 찾아볼 수 없다는게 GS건설측의 설명이다.


이어 세종시에서 15분 정도 거리인 신탄진 근방 공인중개소도 찾았다.


"세종시 추진 이후 인근 지역(와촌리) 땅값이 두배까지 상승했다. 평당 20만원에서 40만원까지 올랐다. 이후 세종시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다시 20만원대로 가격이 낮아졌다. 정부의 결정이 문제가 된 셈이다.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결정만 되면 가격 추이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탄진 A공인중개소 이민석(가명) 대표는 지역 땅값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개발 호재로 땅값이 두 배나 올랐다. 하지만 정부의 제자리 걸음에 가격은 다시 떨어졌다. 특히 금융위기가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이에 가격 추이를 아는 사람들의 문의가 이번 세종시 논란으로 많아진 상황이다. 이들은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서울 등 객지 사람들까지 다양하다는 게 이 대표의 조심스런 답변이다.


이 지역에서 분양 중인 풍림산업의 금강 엑슬루타워도 계약률 80%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저조했던 계약건이 세종시 논란으로 일주일에 세 네건 계약될 정도로 개선됐다는게 풍림산업 관계자의 설명이다.


돌아오는 길, 충남 도지사인 이완구씨가 자리를 내놨다는 소식이 들렸다. 문득 세종시 근방을 뒤덮던 수많은 플래카드들이 떠올랐다. 일구던 논과 밭, 정든 고향을 등지고 나가야만 했던 사람들이다. 후손을 위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그들의 목소리가 도지사 사태 소식과 겹쳐졌다. 개발 호재에 시장은 들썩였지만 결국 이들에게 남은건 무엇일까 만감이 교차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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