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호주 중앙은행이 1일 3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전세계 대부분 경제가 아직 출구에 다가서지 못하는 점이나 두바이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호주의 공격적인 행보는 금융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호주 중앙은행이 3개월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호주의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호주 정부는 금융위기 이래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을 선보이고, 금리를 총 4.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다른 나라들도 대부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호주만의 특별한 전략이 아니다.
무엇보다 호주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끈 원동력은 원자재 수출에 있어서 중국의 높은 수요라는 분석이다.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자 호주까지 덩달아 그 혜택을 본 것. 최근 호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호주의 9월 수출은 석탄과 금 등 원자재 수출 호조에 힘입어 1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 최대 철강업체 BHP빌리턴과 리오틴토가 중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호주의 은행 시스템 역시 견고한 편으로 미국·유럽 등지에서 나타났던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과 이를 막기 위한 대규모 구제금융 집행이 없었다는 점도 호주 경제의 빠른 회복을 가능케 했다. 호주의 맥쿼리 그룹과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 등을 불황을 기회로 삼고 해외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ANZ는 올들어 말레이시아 AMMB홀딩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 등의 아시아 자산을 인수하며 공격경영에 나섰다.
아울러 이번 두바이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전세계가 공포에 떨었을 때도 호주는 비교적 느긋하게 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두바이월드의 주요 채권은행 가운데 호주 은행의 이름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반면, UAE 해외은행 업무 가운데 유럽은행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호주와 달리 빠른 금리인상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오히려 호주는 투기 버블을 규제하지 않으면 곤란한 입장이다. 지난 5~10월 사이 호주에 유입된 원자재 프로젝트 투자액은 1124억 호주달러(102조5600억 원)로 전 6개월(지난해 11월~올 4월)의 799억7000만 호주달러에 비해 41% 급증했다.
대규모 원자재 개발 프로젝트는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이 이민증가로 이어져 호주 전체의 인구가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호주 정부는 최근 호주 인구가 2049년까지 60%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집값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10월 호주 신규 주택 건설 승인 건수가 5% 증가하면서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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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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